
데일리게임은 샌드폴 인터랙티브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높은 완성도의 데뷔작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출시 전부터 영화화가 추진될 정도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개발진은 "'33 원정대'의 세계는 독창적인 비전과 설정으로 만들어졌다"며, "아직 세계에는 풀어내야 할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발전이 이뤄질지 우리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3 원정대'는 판타지 벨 에포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JRPG 스타일의 턴제 RPG다. 이용자들은 매년 숫자를 카운트다운하며 해당 숫자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을 연기로 지우는 존재, '페인트리스'에 맞서는 33 원정대의 마지막 여정을 떠나게 된다.

게임 내 33이라는 숫자는 게임의 상징이자 서사의 중심이다. '33 원정대'는 성숙한 성인이 생의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개발진의 삶에 대한 고민과 감정과도 맞닿아 있다. 개발진은 "일단 33이라는 숫자가 멋지다. 그리고 스토리가 다루는 무거운 주제와도 관련이 있다"며, "캐릭터들이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데, 개발진의 나이대와 맞닿아 있어 한층 현실감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33 원정대'는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30명도 되지 않는 작은 팀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AAA게임에 버금가는 그래픽과 시스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를 두고 개발진은 "언리얼 엔진5의 도입 덕분에 과거 대형 스튜디오만 가능했던 비전을 소규모 팀으로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엔진을 도입하면서 게임의 품질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개발진은 "턴제 게임 팬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전략성과 반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전투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위해 적 공격력이 약화되고, 회피와 패링 입력 시간이 넉넉한 스토리 난이도 모드도 마련했다"고 전투 시스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33 원정대'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페인트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상실감과 무력감에서 탄생했다. 개발진은 "'페인트리스'는 거대한 종말의 시계를 지닌 여성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느낀 상실감과 무력감을 이 캐릭터에 녹여냈다"고 밝혔다. 이어 "스토리 담당 개발자의 단편소설 아이디어를 접목해 게임 내 녹여내면서 '페인트리스'가 탄생했다"고 덧붙였다.

개발진은 '33 원정대'가 가진 다른 턴제 RPG와의 차별점을 두고 독창적으로 설계된 세계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를 꼽았다. 개발진은 "레벨 곳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으며, 숨겨진 '마임' 적들을 찾아 처치하면 재미있는 코스튬 아이템도 획득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도전과제, 추가 스토리, 독특한 보스전 등 다양한 사이드 콘텐츠도 준비됐다"라고 설명했다.

개발진은 추가 DLC나 후속작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으며, '33 원정대'의 닌텐도 스위치, 혹은 닌텐도 스위치2 출시 계획에 대해서 "현재 출시한 PC,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에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단언했다.
'33 원정대'는 출시 3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하며 데뷔작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메타크리틱 92점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세계 게임 시장에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게임에 대한 세세한 지점까지 고민하며 개발한 데뷔작으로 '올해의 게임상(GOTY)' 수상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는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