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프트업 사옥에서 만난 김형태 대표(김형태 디렉터)와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이하 이동기 TD)는 가장 먼저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준 글로벌 이용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생각지 못한 반응에 얼떨떨하지만,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이 자체개발한 액션게임이다. 1년 앞서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 버전으로 단숨에 인기작 반열에 올랐다. 수준 높은 액션 연출과 조작의 재미를 인정받았다. 이는 스팀에서 예약판매가 시작되자 구매 러시로 이어졌고, 덕분에 약 5주간 전 세계 판매 순위 톱5를 유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도로롱을 만드신 분에게 황금 도로로 상을 드리려고 준비 중에 있다(웃음)"라며 "앞으로도 이런 2차 창작물 중에서 공식으로 채용할 만한 것이 있다면 함께할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덧붙였다.
PC 버전의 완성도도 글로벌 이용자의 호평을 이끌어낸 특징이다. 저사양 PC에서 대작(AAA급)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고, 고사양 PC에서는 콘솔 버전보다 높은 그래픽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최적화에 소홀한 해외 게임들과 대비되는 특징으로, 최근에는 한국 게임업계의 강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술적 부분을 담당한 이동기 TD는 PC 버전에 세세한 부분들을 점검하는 데 신경을 쓴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최적화 성능은 만족스럽지만, 아직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하는 편의 기능 측면에서는 보완할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할 때 게임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일부 게임패드에서 스캔 조작이 어색해 불편한 점이 있다"라며 "당분간 이런 불편한 부분이 게임적 재미를 해치지 않도록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콘텐츠 추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컴플리트 에디션에 포함된 콘텐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두 디렉터는 "여기서 더 (콘텐츠를) 추가하는 건 지나치다는 느낌"이라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귀를 기울이겠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PC 버전 출시로 더 활발해질 2차 창작, 특히 게임 내용 일부를 변경하는 모드(MOD)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형태 디렉터는 "모드는 게임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다. 악용되는 것만 아니라면, 게임의 플레이 경험(UX)이나 영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모드든 환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모더들의 화력이 약하다"라고 모드 창작자의 합류를 독려했다. 구체적인 예시를 묻는 말에 그는 "이용자 경험(UX)을 확장하는 모드가 나온다면 반가울 것"이라고 답했다.
'스텔라 블레이드' 이후의 개발 계획도 일부 공유했다. 실제로 시프트업은 신작 '프로젝트 스피릿(가칭)'을 오는 2027년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텔라 블레이드'에서 미처 풀어내지 못한 내용들을 보여줄 것으로 추정된다. 단, 세계관을 통합한 유니버스로 확장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특정 IP에 집중하기 보다 다양한 게임을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시프트업의 개발 철학 때문이다.
김형태 디렉터는 "'스텔라 블레이드'와 '니케' 컬래버레이션은 전 세계 이용자에게 IP를 소개하는 목적이 강했다. 멸망을 앞둔 세계라는 공통점도 있어 콘텐츠 개발이 용이했다"라며 "단, 게임회사가 하나의 유니버스로 모든 콘텐츠 IP를 묶는 것보다 새로운 시도와 시너지(상승효과)를 내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요소가 있다는 점을 은근히 어필했다. PS5 버전을 개발 당시 맵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몰래 숨겨놓은 아이템을 발견한 이용자가 별로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힌트를 달라는 요청에는 "의외로 재미있는 곳에 아이템들을 숨겨놨다. 업적이나 수치로 보여주지 않을 뿐, 꽤 많이 숨어있다. 즉흥적으로 추가한 콘텐츠라 게임 진행과 업적에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소소한 재미 요소로 즐겨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애니메이션 제작과 같은 다양한 IP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