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도에 발간된 책의 한 구절이다. 당시 IT분야의 유명인이었던 저자는 게임을 문화로 받아들인다면 가족간 단절을 예방하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확하게는 "게임한 덕분에 취업되고 영상디자이너 된다고 하셨다면 우리 청년들 가슴에 또 다시 상처를 입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한 이슈를 끌어내려던 의도였지만 게임 업계를 비하하는 듯한 뜻으로도 읽힐 수 있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공분을 샀다. 청년과 취업 그리고 불공정함이라는 키워드만 섞으면 동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일함까지 엿보인다는 주장까지 나온 상태다.
앞의 책의 내용과 박 대표의 말은 게임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듯하다. 전자는 게임을 문화로서 받아들이게 되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으로 본 반면, 후자는 경험을 쌓는다고 취업이나 다른 가치를 발생시킬 수 없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내건 공약의 반수는 창의성 교육과 4차 산업혁명 준비, 과학기술혁명, 미래산업 창업국가 완성, 융합기술 생태계 구축 등 전직 IT분야의 유명인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후보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당에서 IT분야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해 몰이해한 발언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려하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단순하게 게임은 미디어를 읽는 능력을 훈련하는 가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더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많은 영화를 본 사람이 더 좋은 영화를 만들 듯이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잘 읽는 이가 더 좋은 미디어를 만들 수 있다.
해당 글이 올라온지 두시간여 만에 삭제된 것을 보면 박 대표도 나름의 피드백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 대표의 다음 페이스북 발언 전까지 보좌관들이 부디 게임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길 바란다. 또다시 글을 썼다 지우는 일이 없게 말이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