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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만 외자판호 9개, 中 한한령 빗장 풀리나

서삼광 기자

2025-07-01 17:32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2M'에 이어 올해 '리니지M'의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았다.(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2M'에 이어 올해 '리니지M'의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았다.(제공=엔씨소프트).
2025년 상반기 중국 외자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이 총 9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한한령(限韓令)'이 발동한 이후 가장 많은 수가 발급된 사례로, 업계에서는 8년간 닫혀 있던 문이 조금씩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중국 외자판호를 확보한 게임은 ▲'리니지M'(엔씨소프트) ▲'라그나로크: 초심'(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약속의 모험'(그라비티) ▲'포트리스 사가'(쿡앱스) ▲'무명기사단'(쿡앱스) ▲'고양이와 스프: 매직레시피'(네오위즈) ▲'크로스파이어: 레인보우'(스마일게이트) ▲'블랙클로버 모바일'(빅게임스튜디오) ▲'알투비트'(밸로프) 등이다.
중국에서 게임을 정식 서비스하려면 반드시 판호를 받아야 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발급하는 이 허가권은 중국 기업이 만든 게임에는 내자판호,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게임에는 외자판호로 구분돼 발급된다. 사실상 서비스의 허가증 역할을 한다.

하지만 2016년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사실상 한류 콘텐츠의 수입을 중단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한령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외자판호 발급이 사실상 중단되며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에 빗장이 걸렸다. 실제로 한한령이 발동된 2017년에는 단 1개의 외자판호만 발급됐고,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0개, 2020년 1개, 2021년 2개에 불과했다. 이후 2022년부터 판호가 제한적으로 풀리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1개가 발급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9개가 승인되며 업계는 본격적인 해빙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과거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중국 진출이 활발했던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19개, 2013년엔 25개, 2016년에는 34개의 외자판호가 한국 게임에 발급됐다.
그럼에도 업계가 이번 외자판호 발급 증가에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과거에는 텐센트 같은 대형 퍼블리셔와 협업한 대작 중심으로 판호가 발급됐지만, 최근에는 중소 게임사 타이틀까지 포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외자판호 발급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돼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출처=센서타워).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돼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출처=센서타워).
중국은 여전히 한국 게임업계에 있어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 MMORPG, 슈팅, 서브컬처 등 한국 이용자와 유사한 장르를 선호하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위메이드 '미르의 전설2', 웹젠 '뮤 온라인' 등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장 규모 역시 막대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2025년 4호)'에 따르면, 2024년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약 3257억8300만 위안(한화 약 61조5500억 원)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이다.

다만 외자판호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게임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넥슨은 2020년 외자판호를 받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출시를 과몰입 방지 시스템 개선 등을 이유로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외자판호를 재발급받은 뒤에야 현지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었다. 최근 연예계에서도 공연이 돌연 연기되는 사례가 발생해, 콘텐츠 분야 전반에서 한한령에 그림자가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
게임 출시 이후의 운영과 이용자 반응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외자판호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출입증'일 뿐, 실질적인 경쟁은 그 이후부터다. 중국 게임사들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어, 더 이상 '한국 게임이라서' 성공하는 시대는 아니다. 특히 지난 8년간 변화한 중국 이용자의 성향과 소통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예년과는 다른 적극성을 보이는 가운데, 업계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는 지금, 한국 게임업계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내실을 다져야 할 때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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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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