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 찾아오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던 행사가 올해도 막을 내렸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가 지난 11월14일부터 17일까지 약 21만 5000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것.
올해로 부산에서만 16번째 행사를 치르면서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행사가 됐지만, 아직 아쉬운 부분이 곳곳에서 보였던 탓에 내년 '지스타'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 사라진 인원 체크…안전을 위해서라고요?
김형근 기자: 오늘은 '지스타 2024'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우선 취재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학범 기자: 고생 많으셨습니다.
김형근 기자: 올해 '지스타'는 20회 행사로 개최됐는데요. 벌써 20회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혹시라도 행사 취재 다니면서 아쉬웠던 부분이나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먼저 행사장에서 제일 바쁘게 다닌 이학범 기자는 어땠나요?
이학범 기자: 올해 프레스룸에서 여러 안내가 벽에 붙어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일일 관람객 수 발표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형근 기자: 그러게요. 몇 년 전에 정확한 관람객 수를 측정하겠다고 QR코드를 도입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게 사라졌더라고요.
이학범 기자: 이상한 점은 일일 관람객 수 발표가 없는 이유에 대해 지스타조직위에서 '관람객 입장시 안전을 위해'라고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김형근 기자: 관람객 입장시 안전 확보는 중요하긴 한데요. 그게 일일 관람객 수 발표를 하지 않는 이유라고요?
이학범 기자: QR 코드로 매번 출입을 체크하면 시간이 조금 더 드는 부분이 불편을 주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안전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오히려 QR 코드 체크 등으로 전시장 안에 관람객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수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편이 장내 혼잡도 관리 측면에서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형근 기자: 일일 관람객 수 집계 중단 이유로 '안전'을 내세운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거죠?
이학범 기자: 네, 그리고 QR 코드 체크가 없어진 덕분에 입장객들이 행사장에 들어갈 때마다 안내 요원 지시에 따라 나란히 줄을 서서 손을 들어 팔찌를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습니다. 팔찌를 보여주고 이를 수기 체크하는 식의 인원 체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결국 지스타조직위가 발표한 21만5000명이라는 최종 관람객 수치도 실제 수치와는 거리가 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휴식 공간 늘어난다면 어떨까?
김형근 기자: 이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휴식 장소가 조금 적었다는 점이에요. '지스타 2024' B2C 전시관은 휴식 공간이 입구에서 가장 먼, 안쪽 끝에 한 곳 있었거든요. 여긴 크게 한 바퀴를 돈다면 중간 위치가 되는 곳이지만 지그재그로 돌 경우에는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는 공간이었어요.
이학범 기자: 제가 느끼기에도 확실히 앉아서 쉴 곳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네요. 물론 전 바빠서 쉴 생각도 못했지만요.
김형근 기자: 부스 별로 휴식 공간을 두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목적이 없는 한 거기서 쉬긴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지정 휴식 공간을 찾거나 벽쪽 통로에 붙어서 쉬던가 행사장 밖으로 나가야 하는 건데, 한 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는 건 관람객 입장에서 매우 번거로울 수밖에 없죠. 가족 단위 관람객은 특히 힘들어질 수 있죠.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가족 구성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휴식을 자주 취해야 하는데, 휴식 공간이 전시장 한쪽 구석에만 존재한다면 필요할 때 이용하기 쉽지 않죠.
이학범 기자: 이번 행사를 보면 가족 단위 관람객이 꽤 많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가족들을 조금 더 배려하지 못한 점은 아쉽네요.
김형근 기자: 행사장 이동 동선이 이전에 비해 좋아진 것은 맞지만 그 대신 내부 휴식 공간이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방향별로 작게 가판대나 별도 시설을 뒀다면 휴게 공간을 일부러 찾아가는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서는 가족 특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휴식 공간과 함께 배치하는 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이학범 기자: 아! '도쿄게임쇼'의 '패밀리 파크' 같은 공간 말씀하시는 거죠? 가족들이 쉬면서 중요 전시 장소를 확인하고 편하게 찾아갈 수 있게 해주는…
김형근 기자: 맞아요. 부모 입장에서는 큰 마음을 먹고 나선 가족 나들이인데, 불편하고 짜증나면 다시 가고 싶겠어요?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게임 전반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부분은 점차 개선해나가면 좋겠네요.
◆ '오버워치' 유명 선수 출전에도 홍보 아쉬웠던 '지스타컵 2024'
김형근 기자 : 이번에는 '지스타컵'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죠. 데일리e스포츠 강윤식 기자가 할 말이 있다면서요?
강윤식 기자: 이번 '지스타'에서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지스타컵' 있잖습니까? 올해도 '지스타 2024'가 열리는 기간 부산 서면에 위치한 부산e스포츠경기장에서 '지스타컵2024'가 열렸습니다.
김형근 기자: 네, '지스타컵'은 그 동안 제가 매년 취재를 갔었죠. 올해는 별 이야기가 없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강윤식 기자: 바로 그 부분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올해 '지스타컵'은 홍보가 부족했어요. 대회는 잘 준비했는데 말이죠.
김형근 기자: 음? 아마추어 대회 아니었어요?
강윤식 기자: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올해 '지스타컵'은 '오버워치' 종목으로 치러졌는데요. '안스' '프로핏', '카이저', '벨로스레아', '토비', 이수민, '아키텍트'까지 '오버워치 리그' 출신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출동했어요.
김형근 기자: 그거 진짜에요?
강윤식 기자: 놀랍게도 진짜였습니다. 그러니까 전현직 프로게이머와 유명 인플루언서 등 20명이 4개의 팀으로 나뉘어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결했다고 합니다.
김형근 기자: 진작 알았으면 취재하러 갔을 텐데 아쉽네요.
강윤식 기자: 그렇죠. 대회가 열리는 건 알았지만 누가 오는지 사전 홍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벡스코에서도 이에 대해 홍보가 됐을까 찾아봤는데 몇몇 공간에서는 홍보가 됐다고는 하는데, 대부분의 공간에서는 안내가 안된 것 같습니다. 대회 시간이 '지스타' 전시 시간과 차이가 있었지만 벡스코에서 이걸 알고 찾아갔던 사람이 몇 명이나 됐을까 싶네요.
김형근 기자: 서면이 벡스코와 거리가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했겠네요.
강윤식 기자: 좋은 행사를 준비하고 홍보가 부족했던 점이 안타깝습니다. 내년 '지스타' 때는 '지스타컵' 홍보도 신경을 좀 써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정리=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