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는 한국 게임업계에 있어 빛과 그림자가 극명하게 교차한 시기라 할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등 국산 콘솔 게임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며 한국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줬찌만, 한편에선 '게임 중독' 프레임의 악령이 되살아나 업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또한, 산업기밀 유출 논란이 올해도 이어지며 업계 전반에 긴장을 더했다.
올해 상반기는 한국 콘솔 게임이 뚜렷한 성과를 냈다. 지난 3월28일에 출시된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완성도 높은 액션 시스템을 선보여 글로벌 이용자의 관심을 끌었다. 넥슨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한 '던전앤파이터(던파)'를 글로벌 시장에 알렸다는 점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네오위즈는 지난 6월7일 'P의 거짓' 다운로드 콘텐츠(DLC) '서곡'을 출시해 지속적인 세계관 확장 가능성을 검증했고, 시프트업은 6월12일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을 공개해 글로벌 이용자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두 게임은 모두 플랫폼 합산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은 아니지만 스마일게이트가 투자한 '클레르옵스퀴르: 33원정대'가 누적 판매량 330만 장(5월28일 기준)을 돌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성남시 '게임=중독' 공모전 논란
(출처=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SNS).
국내 게임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시중독관리센터(SNAC)가 주관한 'AI를 활용한 중독예방 콘텐츠 제작 공모전(이하 AI 공모전)'이 게임업계의 반발을 샀다. 해당 공모전은 인터넷게임을 알코올,·약물,·도박과 함께 중독 대상으로 명시했고, 이에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8개 단체는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성남시와 SNAC은 '인터넷 게임'을 '인터넷'으로 수정하는 등 형식적 조치를 취한 뒤 공모전을 강행하면서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6월19일 해당 표현의 시정을 공식 요청했고, 다음날인 6월20일에는 게임산업 13개 협단체가 보건복지부에 해명과 대책 등을 담은 공개 질의서를 전달했지만 아직 답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6년 만의 오프라인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NDC 25'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5 기조강연 현장 전경(제공=넥슨).
국내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 '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가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지난 6월24일부터 26일까지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행사는 약 7600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찾았고, 온라인 생중계 누적 조회수는 5만8500회를 기록했다.
총 49개 세션에서 AI, 라이브 서비스, 게임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IP(지식재산권) 분야 세션이 신설됐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발 방법, 실패의 경험(포스트모템)을 나누는 강연과 문화행사에 개발자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 확률형 아이템 소송 특례 제도 8월 시행 앞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신과 논란은 여전하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 2024년 12월 국회 통과 후 2025년 1월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 '게임산업진흥법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개정안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표시 위반에 대한 소송 특례를 도입했다. 이 개정안은 오는 8월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의 골자는 입증이 어려운 피해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응 수단을 제공하는 것으로, 피해구제 전담센터 운영 근거도 함께 마련됐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그라비티와 위메이드에 각각 '라그나로크 온라인', '나이트 크로우'에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구성품의 획득 확률 정보를 거짓 또는 과장한 건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태료 각 25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 디나미스원, 산업기밀 유출로 압수수색
디나미스원 입장문(제공=디나미스원).
지난 2월24일에는 신생 개발사 디나미스원이 산업기밀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디나미스원의 구성원이 넥슨게임즈에서 퇴사를 준비하던 시기에 미공개 프로젝트 자료를 유출해 신작 개발에 활용하려던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디나미스원 박병림 대표를 포함한 주요 인사들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으며, 유출 자료의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온2' 본격 시동…FGT로 피드백 수렴
'아이온2' 브랜드 웹사이트 화면(출처='아이온2' 브랜드 웹사이트).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29일 온라인 방송 '아이온투나잇'으로 '아이온2'의 출시를 본격화했다. 당시 방송에는 게임의 세계관, 시스템, 콘텐츠 방향 등이 소개됐으며, 이후 6월28일부터 29일까지 2일간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해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했다.
'아이온'은 국내 MMORPG 중 유일하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넘은 게임으로, 후속작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번 테스트를 기점으로 정식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