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 워닝(Content Warning)'은 스웨덴 인디 게임 개발사 랜드폴 게임즈(Landfall Games)가 지난 1일(현지 시각 기준) 출시한 신작 공포 게임이다. 출시 첫날 스팀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돌파하고,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 7211 명 중 92%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콘텐트 워닝'의 인기는 단순히 무료 배포의 영향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영상을 촬영해 시청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독특한 컨셉트로 '콘텐트 워닝'만의 차별점을 갖췄을 뿐 아니라, 게임 내 배경음악 및 그래픽 등 다양한 요소로 이용자에게 확실한 공포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귀신 보다 무서운 낮은 조회수
'콘텐트 워닝'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닌 낮은 조회수다.
'콘텐트 워닝'은 잠수함을 타고 지하 폐허로 내려가 각종 귀신들이 담긴 영상을 찍고 귀환해, 영상을 업로드하고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일 내에 누적 시청자 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게임이 종료되며, 3일 마다 요구되는 누적 시청자 수가 늘어난다.
지하 폐허에서 영상을 촬영 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카메라의 남은 필름의 양과 배터리다. 촬영 중 귀신을 만나면 공격을 당해 체력이 줄어들고, 산소가 전부 소진되기 전에 귀환해야 한다. 그러나 무사히 귀환을 하더라도 아무것도 촬영하지 못했다면 수익과 시청자 수를 획득할 수 없다.
게임 내에서 시청자 수를 늘리는 법을 설명하지 않지만 영상을 송출 과정에서 시청자 추이, 댓글 등을 확인해 전략을 세우게 된다. 촬영 중 사망 시 일정 금액의 병원비가 소진되지만 보유 금액에 따라 페널티가 결정되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귀신이 영상에 담기거나, 공격 당하는 장면, 긴박한 비명 등이 시청자 수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지한 뒤에는 귀신이 나타나더라도 카메라 조명과 마이크를 가져다대면서 재미있는 영상 제작에 초점이 맞춰진다.
누적 시청자 수는 처음 3일의 목표는 3000 명이지만 점차 3만 명, 12만8000 명으로 수치가 대폭 증가한다. 그럼에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구독자가 생긴 것인지 게임 내에 설명은 없지만 시청자 수 증가 폭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 만일 카메라를 챙기지 못하고 귀환했다면 다음날 같은 장소로 찾아가 망가진 카메라를 귀환하면 영상을 복구할 수도 있다.
◆분위기와 사운드로 간담이 '서늘'
'콘텐트 워닝'은 이용자들의 공포감을 위한 다양한 요소도 빠짐없이 챙겼다.
'콘텐트 워닝'에서 촬영이 진행되는 지하 폐허는 무채색 넓은 공간이다. 이에 이용자들의 마이크 음성에는 울리는 효과가 더해지며, 조명 없이 귀신 및 함정들을 파악하는 일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특히 기괴한 효과음과 배경음악은 게임의 공포감을 더했다. 지하 폐허는 처음 입장 시 아무런 배경음악이 없다. 그러나 탐사를 진행하면서 깊이 들어갈수록 공포감을 조성하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며 귀신이 나타나거나, 함정 발견 시 효과음이 생긴다. 함께 게임을 즐기는 동료들의 발걸음은 사라졌을 때 혼자 남게 됐다는 신호가 된다는 점에서 공포감을 느끼는데 큰 역할을 차지한다.
독특한 기믹을 가진 괴물 혹은 귀신들도 존재한다. 초반부에는 느리고 공격력이 약한 귀신들이 주로 나타나지만 날짜가 지나거나, 보다 깊숙히 들어갈수록 흉측하면서 강력한 괴물들이 등장한다. 아이언 메이든의 모습을 한 괴물은 옆의 동료가 제한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서 구출해야하며, 투명한 실로 캐릭터를 공중으로 낚아채 피해를 입히는 함정은 물건을 맞춰 떨어트려 줘야 하는 등 파훼법 또한 다양하다.
◆친구와 함께 즐기는 것을 적극 추천
'콘텐트 워닝(Content Warning)'은 공포 게임이 갖춰야할 기본기를 잘 갖추면서도 영상 촬영으로 시청자 수를 늘린다는 독특한 컨셉트를 통해 게임만의 차별점을 갖췄다. 스팀 기준 86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준수한 공포 게임이다. 협동 게임이라는 점에서 친구와 함께 한다면 보다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다.
아무리 강력한 괴물이 나타나 동료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어도, 카메라를 든 팀원은 그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구해준 동료에게 고맙다는 인사 대신 "영상 잘 찍었어?"라고 반문하는 스스로를 보며 조금의 죄책감과 함께 강렬한 흥분감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공포 게임을 찾거나, 친구와 함께 즐길 협동 게임을 찾는다면 '콘텐트 워닝'을 추천한다. 영상 촬영을 하면서 유튜버의 심정을 십분 공감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