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게임쇼가 4일을 넘기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더구나 늘어난 하루가 비즈니스 데이가 아니라 일반 공개일이라는 점에서, 팬들에게 경험을 더 열어주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코로나 시기 침체를 겪었던 'TGS'가 다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균형감각이다. 전시는 인디, e스포츠, AI, 하드웨어 등으로 다변화하며 최신 트렌드를 담았고, 팬들에게는 코스튬플레이와 무대 행사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동시에 무료 비즈니스 매칭과 네트워킹 라운지, 비즈니스·퍼블릭 데이 구분으로 산업적 성과도 챙겼다. 전시·비즈니스·이벤트가 고르게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만든 셈이다.
무엇보다 행사의 중심을 팬에게 두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반 공개일을 하루 늘린 것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팬에게 하루를 돌려준’ 발상의 전환이다. 그리고 이 결정을 내린 주체가 일본 게임업체들의 연합체인 CESA라는 점은 한국 게임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팬이 있어야 업계가 존재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행사 운영으로 보여준 것이다.
다음달이면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가 부산에서 열린다. 산업 전시와 B2B 성과에 치우쳐 팬 친화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평가, 국내 중심 행사라는 지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TGS'가 보여준 ‘팬에게 하루를 돌려주는’ 결단은 '지스타'에도 절실하다. 팬이 있어야 업계도 존재한다는 진리를, 이제는 '지스타'가 증명해야 할 차례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