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지난 10월29일 '글로벌 게임산업 생태계 분석과 국가별 육성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태국 총 5개국 정부의 게임산업 지원 정책에 대한 분석이 담겨있다.
먼저 일본은 경제산업성(METI)이 주도하는 창풍 프로그램을 통해 인디 게임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지난 6월 콘텐츠산업 육성을 목표로 발표된 '쿨재팬(Cool Japan)' 전략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에는 시장경쟁을 통한 자율 성장에 맡겼으나, 최근 정부개입 및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게임산업 정책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중국는 게임에 대한 인식을 규제 중심 산업에서 국가 연성 권력(문화·예술 등을 통해 상대를 저지하는 힘, 소프트파워) 강화 핵심 산업으로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1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 개혁을 강조하며 품질 고도화와 해외 진출을 핵심 목표로 규제 완화, 재정 지원, 세금 감면, 산업인프라 구축, 인재 유치, 기술 지원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국제 협력을 통해 해외 주요 게임사들과의 협력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진행 중이다.
브라질은 지난 5월 최초로 게임 법령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며, 게임산업을 혁신 기술 개발과 동일시하고 연구·개발·인적 자원 육성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법령을 통해 게임을 공식적인 국가 산업으로 분류하고 세금 감면, 공공 지원금 등의 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국 중 태국은 가장 적극적으로 정부가 게임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로, 조사국 중 유일하게 산업 전담 지원 기구인 디지털경제진흥원(DEPA)를설립하고 게임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다. 해당 기구에서 자금 지원, 기술 교육, 사업화 기회 제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태국투자위원회(BOI) 등을 통해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게임산업 진행 정책이 기업의 직접적인 자금조달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정부 차원에서 게임 개발사들이 지출한 급여, 계약비 등을 R&D 비용에 더해 최대 20%까지 세액 공제하는 정책을 운영 중이며, SBIR/STTR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연구에 대한 단계별 최대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7840만 원)의 자금을 지원 중이다.
보고서는 앞선 연구를 기반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게임산업을 소프트파워 성장을 위한 중점 산업으로 인식해야 하며, 자금조달 및 지원 프로그램을 균형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신규 사업 및 기술 투자를 진행하고, 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 관계 및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2024년부터 2028년까지의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이 담긴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통해 콘솔 및 인디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산업을 진흥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세액 공제, e스포츠 토토 도입 등 국내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논의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정책이 빠져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