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에서도 수 많은 게임들이 한 해 동안 출시돼 팬과 이용자들에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그 중에는 인상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거나 상업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게임들도 다수 등장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했다.
◆ 쓸고퀄상: 젠레스 존 제로
호요버스의 '젠레스 존 제로'는 2022년 지스타를 통해 처음 한국 팬들과 만남을 가졌을 때부터 기대작 중 하나였으며, 2024년 7월4일 정식 출시와 함께 그 기대감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세상을 위협하는 재난 속에서 유일하게 남은 도시 '뉴에리두'를 무대로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이 협력하거나 반목하며 생겨난 이야기를 액션과 퍼즐, 그리고 다양한 수집 요소를 통해 선보여 올해 하반기를 빛낸 게임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젠레스 존 제로'의 인기는 서브컬처 게임들의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인 캐릭터성에 매몰되는 일 없이 순수히 이용자들이 직접 즐기는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잃지 않았으며,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가 더해지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모바일-PC-콘솔 멀티플랫폼 정책을 선택하면서도 어느쪽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 준비로 눈과 귀, 그리고 손에 즐거움이 전해지도록 했다.
상에 '쓸데없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는 '젠레스 존 제로' 게임 진행 중 플레이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액션 반응, 상호작용 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요소는 이용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장치로 개발된 것으로 풀이되나, 일부분에서는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는 점에서 '쓸고퀄상'에 선정됐다.
◆ 친구를 잃었상: 피코파크2 / 체인드 투게더 / 헬다이버스2
보통 멀티플랫폼 게임의 경우 협력 또는 대결이라는 구도를 벗어나기 쉽지 않기에 하나의 방향성 아래서 최적의 즐거움을 찾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협력물의 경우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화기애애하게 가져갈 수도 있지만 실패의 과정에서 범인을 찾고 비난하는 것 조차 재미로 이끌어내는 '화기애매함'을 지향점으로 삼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플랫포머 퍼즐 장르의 '피코파크2'와 '체인드 투게더'는 시점은 다르지만 다수의 이용자가 협력해 퍼즐을 풀고 이동하는 방식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피코파크2'의 경우 '고양이 마리오' 시리즈가 연상될 만큼 말도 안되는 함정이 등장하고, '체인드 투게더'는 사슬로 이어진 이용자들이 좁고 험난한 길을 오르며 위로 향하는 과정서 한 명이 실수로 길에서 떨어질 경우 함께 연대책임으로 한없이 아래로 떨어져야 하는 경우가 등장해 모두 불합리하고 부조리함 속 목적지를 향해 가는 속 터지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헬다이버스2'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특수부대가 등장하는 3인칭 슈터게임을 표방하지만 게임 속 등장하는 미션들은 시나리오는 물론 플레이 난이도까지 '정신 나간'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주며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의 회생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성을 뜯어고치고 게임의 콘셉트를 살린 '민주주의 우주정거장'의 투표 시스템까지 적용되며 이용자들에게 다시 한 번 파고들 수 있는 재미를 주며 다시 한 번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군 오인사격이 존재해 콘텐츠가 진행될수록 서로를 원망하게 만드는 상황이 다수 연출된다는 점에서 '친구를 잃었상'의 자격이 충분하다.
◆ 본 사람이 더 많았상: 벅샷룰렛/라이어스바
위의 '친구를 잃었상'이 협업의 속터짐을 살린 게임들을 선정했다면 이번 상은 대결요소의 재미를 살린 게임들이 선정됐다.
'벅샷룰렛'과 '라이어스바' 모두 러시안 룰렛을 주제로 한 게임으로 한 쪽은 펌프액션 산탄총에 실탄과 공포탄을 넣은 뒤 아이템을 활용하며 총을 순서대로 쏘는 게임이고, 다른 한 쪽은 카드 게임서 진 쪽이 자기에게 주어진 리볼버를 쏴서 생존과 사망을 확인하게 된다.
차이가 있다면 '벅샷룰렛'은 테크노 음악으로 채워진 클럽의 한 방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대결서 실탄의 순서와 아이템들을 어떻게 사용할지의 머리싸움에 집중하는 쪽, '라이어스바'는 카드게임의 치열한 수싸움 끝 패배자가 운을 실험하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게임 중의 '말싸움'과 '기싸움'이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멀티플레이에 있어서 음성의 역할이 중요해 사람 수가 갖춰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직접 즐기는 게임보다는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서 스트리머들이 맛깔나는 말싸움을 선보이며 대결하는 모습을 지겨보는 '보는 게임'으로써의 재미가 더 높다는 평가라는 점은 동일하다.
◆ 눈뽕과다상: 검은신화: 오공
'검은신화: 오공'은 '서유기'를 주제로 한 액션 롤플레잉 게임으로 '서유기' 모험 이후에 다른 선택을 한 창작물 게임들 중 가장 액션성에서 빛난 게임으로 꼽힌다. 게임 내에서 이용자가 경험할 수 있는 묵직한 액션 또한 화려한 그래픽과 개성적인 전투 시스템, 인상적인 연출과 이를 뒷받침하는 스토리로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최적화 이슈와 더불어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급한 밝기 전환으로 인한 '눈뽕'인데, 어두운 곳에서 밖으로 나올 때 대비가 심해서 한순간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 진행 중 동굴 등 어두운 곳에서 밖으로 나올 때 화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밝은 빛만 보여 눈이 따가운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또한 반대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갔을 때 모든 것이 어둠에 둘러싸여 한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은 사실적이라면 사실적이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게임 플레이 상황으로써는 불편한 것은 분명한 일이다. 시력에 대한 이슈는 게임에서 꾸준히 지적되는 부분이기에 이러한 잦은 '눈뽕' 상황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 또는 보호자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 불사조상: 트릭컬 리바이브
에피드 게임즈의 '트릭컬 리바이브'는 지난해 리부트작이 출시된 이후 많은 사람들에 사랑을 받으며 얼마 전 서비스 1주년을 맞이했다. 이 게임은 한 차례 실패했던 게임이 장르를 바꿔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됐다는 점부터 메인 스토리부터 캐릭터의 사이드 스토리까지 모두 빠짐 없이 재미를 보여줄 수 있는 극장 형식의 시나리오 진행, 그리고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점에 대한 빠른 적용으로 출시 이후 끊임 없이 관리가 이어지며 '팬심'을 얻고 순항 중이다.
덕분에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서비스 2년차 게임이 우수상에 이름을 올릴 만큼 많은 인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성적을 거두며 국산 서브컬처 게임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했고, 1주년 행사에서도 대표와 부대표, 그리고 PD가 과거 인기를 누렸던 쇼 프로그램 형식의 토크쇼를 진행하며 또 한 번의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러한 '트릭컬 리바이브'와 에피드 게임즈의 모습은 단순히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넘어 팬들을 위한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진심'에 팬들이 '사랑'으로 화답하며 함께 '트릭컬 리바이브'를 '불사조'의 모습으로 단련시키고 있어 업계의 많은 사람들에 놀라움을 안겼다.
◆ 동물을 건드리면 안돼상 : 카피바라 고!
하비의 '카피바라 고!'는 '궁수의 전설', '탕탕 특공대'와 마찬가지로 귀여운 캐릭터를 성장시켜 높은 난이도의 던전에 도전하는 로그라이크 롤플레잉 장르의 게임이다. 주인공인 카피바라의 느긋한 듯한 모습이 인상적인 이 게임은 게임 진행 중 얻는 랜덤 효과를 잘 조합해 인간이나 몬스터 같은 강적들을 콤보로 쓰러뜨리는 손맛을 강조했다.
이 게임은 기존의 하비 제작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플레이를 통해 수집한 재화로 장구류나 펫 등을 수집해 등급을 올려 공격력과 방어력을 높인 뒤 더 높은 미션 클리어를 목표로 하지만 액션성을 강조한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텍스트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플레이 중의 상황 역시 랜덤하게 나타나는 만큼 던전 진입 전 대비와 함께 플레이 중의 '운빨' 역시 클리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게임의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하비 게임들에서 지적되던 '과금유도'의 수준이 생각보다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과금 또는 소과금 이용자가 겪게 되는 '통곡의 벽'의 수준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높지 않고, 꾸준히 즐기는 것 만으로 랜덤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며 S등급 뽑기의 요구 금액도 30%정도 낮다.
물론 여기서도 '운'이라는 것이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하비 게임을 즐겨본 이용자들에게는 텍스트 진행이라는 부분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썩 괜찮은' 게임이라 하고 싶다.
◆ 네버 세이 네버상: 저니 오브 모나크
절대로 없을 것 같던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세상인데 이는 게임 업계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엔씨소프트가 한국형 MMORPG의 대명사로 자리잡아 온 '리니지' 프랜차이즈에서 첫 '방치형 MMORPG'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를 선보인 것 역시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 게임은 기존 MMORPG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쉽게 즐기기 어려웠던 콘텐츠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한 즐기는 재미는 물론, 풀 3D 그래픽과 '디오라마 뷰(축소 모형 형태)'로 제공되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리니지' 속 '군주' 데포로쥬 및 동료들의 성장과 전투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의 '리니지' 게임들이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조작에 참여했던 것들과는 달리 방치형 스타일의 '전투 시뮬레이터'의 진행 흐름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플레이의 '손맛'이 달라 어색함을 느끼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게임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은 새로운 게임 안에서 '리니지'스러움을 찾기 시작했고 조금씩 '저니 오브 모나크'의 이름에 어울리는 '모험 과정' 그 자체를 즐기게 됐다. 결국 초반 흥행은 순위에서도 드러나며 '인기 순위 1위'는 물론 '매출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며 '리니지'에 어울리는 활약을 뽐내기도 했다.
◆ 멀미도 못말려 상: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무섭거나, 힘든 상황을 맞이함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게임이 있다. 올해는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이 그런 게임이었다.
인기 모험극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IP를 활용해 출시된 신작 게임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은 영화 1편 '레이더스와 잃어버린 성궤'와 3편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루카스필름 게임즈 측에서 공식 스토리임을 인정한 만큼 두 작품 사이에 빈 시간 동안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가 어떤 일을 겪었고, 그 사이의 인간 관계에 대한 설명도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설정 게임이라는 것도 기쁜데 '울펜시타인' 시리즈의 머신게임즈가 제작한 게임의 플레이 역시 액션 영화 속 우리가 환호했던 모습 뿐만 아니라 초인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의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을 정확히 구현하는데 집중했다는 점에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즐기면 즐길 수록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몰입도를 고려해 1인칭 시점으로 액션성 강한 게임을 만들다 보니 플레이 중 멀미나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여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이용자들은 "멀미가 나더라도 게임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찬사와 함께 게임에 대한 만족을 이야기하고 있어 내년도 GOTY 경쟁의 후보자가 벌써 나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 2024년 최고 미인상: 진-이브 / 선-버니 / 미-레이나
역시 게임을 즐기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는 재미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콘솔게임 또는 멀티플렛폼 게임들이 다수 출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았는데 그 이유 중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진으로 꼽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이브는 시프트업의 첫 콘솔 액션 게임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뛰어난 외모와 몸매, 그리고 이를 잘 살려주는 매력적인 의상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게임 내에서도 순수하면서 선한 성격 역시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어찌 보면 선하고 강한 이용자들에 가장 이상적인 여성 주인공이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캐릭터라 할 수 있으며, '이브를 보고 나니 다른 캐릭터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라는 이용자들의 너스레는 지금의 '개발자가 이용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게임 업계의 흐름과 달리 '만족스런 고객 서비스'로 보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선으로 선정한 '퍼스트 디센던트'의 버니는 앞서 소개한 이브가 없었다면 진으로 소개했을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다. 이름에 어울리는 바니걸을 SF 스타일로 재해석한 복장과 함께 번개를 활용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이 캐릭터는 빠른 기동성과 지속 광역딜로 플레이에 있어 게임 내 1티어 캐릭터로 평가받으며 플레이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인기에 발맞춰 개발사 측에서도 개인 스토리 미션을 가장 먼저 제공하며 캐릭터를 밀어줬으며 '퍼스트 디센던트'의 특징과 매력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로 선정된 '철권8'의 신규 캐릭터 레이나는 최초 공개 당시부터 물음표로 가득한 캐릭터로 메인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게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빠르게 얼굴을 알렸다. 복합적인 격투 스타일에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강력한 콤보 스킬, 시리즈가 이어지며 캐릭터들의 나이가 많아지는 상황서 등장한 젊은 피라는 캐릭터성, 그리고 게임 스토리 진행을 통해 드러나는 정체 등이 어우러지며 신캐릭터임에도 빠르게 인기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