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만우절 농담이 실제 게임으로 구현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장난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어려운데요. 그 중에서도 실제로 구현돼 이용자들을 놀라게 한 역대급 장난들을 모아봤습니다. 읽고나면 올해 만우절 장난들을 한층 유심히 살펴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로 인기 온라인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의 홈페이지가 서로 뒤바뀐 것인데요. 지금에야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가 넥슨이 서비스 중인 게임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각각 넥슨과 네오플로 나뉘어 서비스하던 터라 해당 이벤트에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7월 넥슨이 네오플의 지분 약 50%를 매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됐고, 네오플이 넥슨의 자회사로 편입됐는데요. 이에 앞서 진행된 만우절 이벤트가 인수합병을 예고한 것이 아니였냐는 우스갯소리가 이용자들 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수합병 예고도 만우절 농담으로 승화시킨 것이라면 역대급 만우절 장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LoL' 인기 캐릭터 '리 신'이 만우절 농담이었다고?

'리그오브레전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2011년 3월29일 신규 챔피언 '리 신'을 조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해당 영상은 블러(Blur)처리돼 있어 정확한 형태는 알아보기 어렵지만, 사거리가 무제한인 스킬을 사용해 맞추면 상대 진영까지 날아가 챔피언을 처치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레벨 18부터 시작한다거나, '내셔 남작'이 지나가기만 해도 사망한다는 등 말도 안되는 위력을 지닌 챔피언으로 표현됐습니다.
이에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단순 만우절 농담으로 치부했지만,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는 4월1일 '리 신'을 출시했습니다. 다행히도 '리 신'은 영상 속 모습이 아닌 다소 하향된(?) 현재의 모습으로 출시됐는데요. 이에 현재까지도 이용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로스트아크', 이제는 VR로 즐기세요

지난 2022년 만우절,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기반 VR 게임을 개발 중이라면서 VR 대전 격투 게임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단순 만우절 장난으로 지나가는듯 싶었으나, 실제로 2023년 '지스타' 현장 '로스트아크 모바일' 부스에서 '로스트아크 모바일' VR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로스트아크' 세계관 속에서 펫들과 놀아주거나, 아바타를 변경하는 등 간단한 콘텐츠를 시작으로, 스토리 초반부가 상호작용이 가능한 VR 콘텐츠가 제공돼 방문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당시 준수한 품질에 향후 '로스트아크' IP를 기반으로 한 VR 콘텐츠가 정식으로 출시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았는데요. 만우절 농담이 일부 구현을 넘어 정식 출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0년이 지나 실현된 만우절 농담

2004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2명의 이용자가 하나의 캐릭터를 조작하는 컨셉트를 가진 새 종족 '쌍두오우거'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만우절 장난처럼 신규 캐릭터를 공개하고 추후 출시한 사례가 적지 않아, 해당 컨셉트의 캐릭터의 출시를 기대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약 11년이 지난 2015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2명의 이용자가 조종하는 캐릭터 '초갈'이 실제로 출시되면서 만우절 농담이 현실로 구현됐습니다. '초갈'은 '초'와 '갈'이라는 이름의 2명의 오우거가 한몸을 가진 캐릭터인데요. 2명이 하나의 캐릭터를 조종하기에 운영 난이도가 높지만 스킬 연계에 따라 2인분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듀오 모드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곤 했습니다. 10년이 지난 만우절 농담도 다시 한 번 돌이켜봐야 한다는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포켓몬GO' 제작 배경이 만우절 이벤트 게임?

2014년 만우절. 구글은 구글 맵에서 '포켓몬'들이 등장하는 미니게임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단 하루만 진행되는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포켓몬'을 모두 잡으면 '포켓몬 마스터' 자격을 제공한다는 이야기에 전 세계 '포켓몬' 팬들이 열광했는데요. 이벤트 이후에는 실제로 게임을 출시해 달라는 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당시 구글의 사내 벤처로 구글 맵을 기반한 AR 게임을 개발 중이던 나이언틱은 팬들의 인기를 보면서 포켓몬컴퍼니와 함께 '포켓몬GO' 개발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2016년 마침내 '포켓몬GO'를 출시했습니다. '포켓몬GO'는 2024년까지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3630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우절 이벤트로 역대급 흥행작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올해 만우절 이벤트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