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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인터뷰] 도기욱 넷마블문화재단 대표 "넷마블게임박물관, 기억·경험까지 기록하는 문화 공간"

김형근 기자

2026-07-03 12:44

도기욱 대표가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라는 뜻을 밝혔다(제공=넷마블).
도기욱 대표가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라는 뜻을 밝혔다(제공=넷마블).
지난해 3월 서울 구로구에 문을 연 넷마블게임박물관이 어느덧 개관 1주년을 훌쩍 넘겼다.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공간을 표방해 온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최근 국내 게임 박물관 최초로 서울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넷마블문화재단 도기욱 대표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게임을 문화적 유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사회 안에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도 대표는 "많은 분들이 박물관을 찾은 뒤 게임을 이런 시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씀해주신다"라며 "관람객 한 분 한 분의 시각이 달라지는 순간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박물관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도 대표는 최근 서울시 제1종 전문박물관 등록에 대해서도 "게임을 주제로 한 박물관으로서 자료의 역사적 가치와 전문성을 공식 인정받은 것"이라며 "게임이 시대의 문화를 담은 유산임을 제도권 안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세대 간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부모 세대가 어릴 적 즐겼던 게임을 아이와 나란히 앉아 함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감회가 새롭다"며 "부모는 옛 추억을 회상하고 아이는 부모의 어린 시절을 공유하며 즐거워한다. 이를 통해 게임이 세대 간 소통을 연결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물관이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도 대표는 "게임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 많지 않은 만큼 우리가 그 기준을 만들어간다는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며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넷마블 게임만을 홍보하는 공간이 아니라 게임이 가진 놀이와 문화로서의 가치를 담고자 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을 좋아하는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그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게임 문화가 사회 안에서 제대로 된 자리를 갖는 데 박물관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은 전시 기획과 소장품 관리에도 반영되고 있다. 도 대표는 특별전 'Play 조선: 한 수(手), 판을 넘다'에 대해 "쌍륙과 승경도 같은 전통 놀이 안에도 규칙과 경쟁, 전략이라는 게임의 요소가 담겨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현대 게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특히 승경도 현대 버전을 플레이해본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러한 피드백은 앞으로의 박물관 전시 기획 방향에도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기욱 대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실제로 작동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플레이 컬렉션에 전시된 아케이드 기기와 콘솔, PC게임 역시 당시의 감각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도 대표는 앞으로 게임 보존이 실물 자료를 넘어 이용자들의 경험과 문화까지 함께 기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트리머 문화나 커뮤니티처럼 실물로 남기기 어려운 영역도 게임 문화의 중요한 일부"라며 "기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남기지 않으면 결국 사라지기 때문에 영상 기록 등 가능한 방식으로 꾸준히 담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 대표는 이어 "형태가 없는 문화일수록 '그 시절 우리가 어떻게 이 게임을 즐겼는가'라는 맥락을 남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게임의 역사는 소프트웨어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게임 시대의 보존은 기존 게임 보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도 대표는 "온라인게임은 서비스 종료와 함께 게임 세계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기존 유물 보존과는 결이 다르다. 하드웨어만으로는 당시의 경험을 복원하기 어렵고 그 안에서 형성된 커뮤니티와 문화까지 함께 기록해야 비로소 그 시대를 온전히 남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 게임 내 사회적 현상과 플레이 기록 등 경험의 아카이브에도 집중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를 어떻게 남길 것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 대표는 게임의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경험과 문화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 입구에 적힌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의 문구를 언급하며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는 말처럼 놀이 속에서 문화가 발생하고 발전해왔다"며 "게임 역시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그것을 즐긴 사람들의 경험과 문화가 함께 담길 때 비로소 역사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 기록이나 커뮤니티 문화처럼 무형의 자산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며 "이를 어떻게 전시 콘텐츠로 풀어낼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도기욱 대표는 가장 어려운 순간을 묻는 질문에 "소장하고 싶은 유물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을 때"라 답한 뒤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인 '컴퓨터 스페이스'를 들여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들여온 유물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그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을 때 보존의 의미가 단순한 수집을 넘어선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라고 회상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앞으로도 게임 문화의 기록과 보존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큰 호응을 얻었던 첫 기획전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를 상설전시로 재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도 대표는 "한 번 다녀간 관람객이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가족이 함께 오기 좋은 박물관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게임 스테이지'는 한국 PC게임의 역사를 돌아보고 당시 PC게임들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재조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해외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 게임의 역사를 국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도 대표는 "부모 세대에게는 옛 오락실의 추억을, 자녀 세대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선사하며 게임을 매개로 세대 간 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며 "게임이 오랫동안 함께해온 놀이이자 문화였다는 사실을 미래 세대도 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희망을 밝혔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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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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