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캘리포니아 주상원 상공경제개발위원회는 게임 보존 법안인 '게임 종료 오프라인 지원 법안(Protect Our Games Act, AB 1921)'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법안을 발의한 주의회 의원 크리스 워드는 퍼블리셔가 공식 서버를 종료한 뒤에도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인 서버를 언급하며, "'마인크래프트'와 '콜 오브 듀티'에 이미 커뮤니티 개인 서버가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ESA는 여기서 더 나아가 청문회 이후 한 해외 매체에 보낸 입장문에서 "개인 서버가 퍼블리셔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며, 퍼블리셔가 이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개인 서버는 퍼블리셔의 감독 없이 운영돼 동일한 수준의 신뢰·안전 기준을 갖추지 못하고, 이는 이용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번스 부사장의 발언이나 ESA의 주장은 '마인크래프트'의 실제 정책과는 배치된다. '마인크래프트' 공식 홈페이지는 서버 구동용 파일을 직접 배포하고 있으며,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서버 목록 페이지까지 별도로 마련해두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이용약관(EULA) 역시 비상업적 목적의 개인 서버 운영을 명시적으로 허용한다.
결국 ESA는 퍼블리셔 본인이 약관으로 명시적으로 허용한 합법적 커뮤니티 서버를, 구독료 결제를 우회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단 사설 서버와 같은 범주로 묶어 법안 저지의 근거로 삼은 셈이다. 두 유형은 저작권자의 승인 여부부터 다른데도, 입법자 앞에서는 동일한 '불법 서버' 이미지로 제시된 것이다.
이 발언을 둘러싸고 게임업계 안팎에서도 논쟁이 번졌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CEO는 개인 SNS를 통해 '마인크래프트' 공식 이용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공식 EULA가 개인 서버 운영을 허용한다"라고 반박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기번스 부사장이 말한 것은 EULA 문제가 아니라 법 문제였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번스 부사장이 애초에 "현재 이미 존재하는 법 하에서 불법"이라고 못박은 만큼, 설령 퍼블리셔가 EULA로 개인 서버 운영을 인정하더라도 저작권법이라는 상위 법체계 안에서는 여전히 불법 행위로 비칠 수 있어 계약에 불과한 EULA가 법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학교 친구들끼리 소규모로 서버를 운영하는 경우부터 대형 커뮤니티 서버까지, 이미 게임 문화의 일상적 부분으로 자리잡은 개인 서버들을 '해적 행위'로 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다.
한편 'AB 1921' 법안은 이번 회기 표결에서 통과에 필요한 표를 얻지 못했지만, '재고' 처리돼 다음 기회를 남겼다. 법안을 지원하는 '스톱 킬링 게임즈' 캠페인 측은 "이번 청문회에서 나온 ESA의 주장들이 사실관계를 검증할 시간이 없는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다음 회기에는 개발자와 이용자가 함께 자리해 모든 주장에 직접 대응하겠다. 캘리포니아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주에서도 유사 법안을 추진하고, 연방 차원의 입법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