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계의 경우 산업 구조 개선과 자금 수혈이 동시에 이뤄지는 모양새다. 문체부는 최근 2590억 원 규모의 영화·영상 전용 전략펀드 결성을 추진하는가 하면, 추경 예산 271억 원을 확보해 영화 관람 할인권 450만 장을 배포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게임 분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취임 초기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 종합예술의 한 분야"라고 추켜세웠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주춤하는 게임 수출을 다시 성장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발언했지만 우선순위는 아닌 듯한 모양새다. 실제로 문체부가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조성하는 약 73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정책펀드에도 영화는 별도 계정과 출자 규모가 마련된 반면, K-콘텐츠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게임산업은 독립 계정조차 갖지 못한 채 '기타'로 묶였다.
최휘영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첫 게임업계 행보로 판교를 찾아 대형 및 인디 게임사 대표들과 대규모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K-게임 육성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취임 300일이 지난 현재, 게임업계의 시계는 멈춰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업계가 기대한 게임 제작 비용 세액공제 도입, 게임 펀드 확대, 글로벌 수출 지원 등 굵직한 현안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웹툰처럼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진흥책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있다.
최휘영 장관은 과거 NHN 대표로 한게임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 전반을 이끈 인물이다. 게임 사업을 이해하는 장관이라는 상징성 덕분에, 게임산업의 생태계와 고충을 이해하고 정책과 행정적 드라이브를 걸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산업을 파악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역대 어떤 장관보다 빠르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렇기에 영화나 웹툰 등 다른 K-콘텐츠 산업의 발 빠른 행보와 달리 여전히 정체된 게임산업 관련 정책을 볼 때 마다 아쉬움이 커진다.
최휘영 장관의 300일 중 게임업계를 향한 행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업계의 현황을 듣는 간담회나 담당자 회의도 있었지만, 이렇다할 결실은 없다. 통상적인 논의에 그쳤다는 점에서 실망을 키운다.
300일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최 장관 취임 300일을 넘긴 지금은 게임산업을 향한 세액공제 로드맵이나 펀드 독립 계정 추진 계획처럼 진흥을 향한 의지와 메시지라도 보여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