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뉴
닫기

닫기

[기자석] 최휘영 장관의 300일, 영화·웹툰은 뛰는데 게임은 멈췄다

서삼광 기자

2026-05-29 18:29

지난해 9월 24일 지행된 게임업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제공=문화체육관광부).
지난해 9월 24일 지행된 게임업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제공=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최휘영 장관이 취임 300일을 넘겼다. 최휘영 장관의 행보를 돌아보면 문화산업 전반에서 꽤 흥미롭고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눈에 띈다. 특히 영화와 웹툰 분야에서는 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가시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영화계의 경우 산업 구조 개선과 자금 수혈이 동시에 이뤄지는 모양새다. 문체부는 최근 2590억 원 규모의 영화·영상 전용 전략펀드 결성을 추진하는가 하면, 추경 예산 271억 원을 확보해 영화 관람 할인권 450만 장을 배포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현안 대응 속도도 빠르다. 29일에는 극장 개봉작의 OTT 유통 유예기간을 설정하는 '홀드백' 제도 자율 협약을 위해 영화계와 주요 OTT 플랫폼 대표 등 22명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최휘영 장관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웹툰도 영화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휘영 장관 주재로 웹툰 분과 3차 회의가 열렸으며, 다국어 번역 지원과 불법 유통 사이트 근절, AI 활용 방안 등 글로벌 IP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타깃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게임 분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취임 초기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 종합예술의 한 분야"라고 추켜세웠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주춤하는 게임 수출을 다시 성장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발언했지만 우선순위는 아닌 듯한 모양새다. 실제로 문체부가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조성하는 약 73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정책펀드에도 영화는 별도 계정과 출자 규모가 마련된 반면, K-콘텐츠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게임산업은 독립 계정조차 갖지 못한 채 '기타'로 묶였다.

최휘영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첫 게임업계 행보로 판교를 찾아 대형 및 인디 게임사 대표들과 대규모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K-게임 육성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취임 300일이 지난 현재, 게임업계의 시계는 멈춰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업계가 기대한 게임 제작 비용 세액공제 도입, 게임 펀드 확대, 글로벌 수출 지원 등 굵직한 현안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웹툰처럼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진흥책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있다.
이런 흐름은 기존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게임을 K-컬처 수출의 역군이라 강조하지만, 진흥 측면에서는 제자리걸음이었던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휘영 장관의 300일간의 행보를 돌아볼 때 허탈감이 커지는 건 그가 게임산업에 문외한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한다.

최휘영 장관은 과거 NHN 대표로 한게임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 전반을 이끈 인물이다. 게임 사업을 이해하는 장관이라는 상징성 덕분에, 게임산업의 생태계와 고충을 이해하고 정책과 행정적 드라이브를 걸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산업을 파악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역대 어떤 장관보다 빠르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렇기에 영화나 웹툰 등 다른 K-콘텐츠 산업의 발 빠른 행보와 달리 여전히 정체된 게임산업 관련 정책을 볼 때 마다 아쉬움이 커진다.

최휘영 장관의 300일 중 게임업계를 향한 행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업계의 현황을 듣는 간담회나 담당자 회의도 있었지만, 이렇다할 결실은 없다. 통상적인 논의에 그쳤다는 점에서 실망을 키운다.
물론, 최 장관이 게임사 출신 장관이라 팔이 안으로 굽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행보일 수도 있고, 20년 넘게 규제 받은 게임산업의 병폐를 풀기에는 준비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산업을 위한 중장기 진흥 로드맵조차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0일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최 장관 취임 300일을 넘긴 지금은 게임산업을 향한 세액공제 로드맵이나 펀드 독립 계정 추진 계획처럼 진흥을 향한 의지와 메시지라도 보여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데일리 숏

전체보기
데일리 숏 더보기

HOT뉴스

최신뉴스

주요뉴스

유머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