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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로스트펑크2, 처절한 생존 이면의 냉혹한 정치

이학범 기자

2024-10-04 18:14

11비트 스튜디오 신작 '프로스트펑크2' 게임 내 이미지.
11비트 스튜디오 신작 '프로스트펑크2' 게임 내 이미지.
빙하기에서 처절하게 살아남은 인류는 30년 뒤 자신이 속한 세력의 이권을 위한 냉혹한 정치를 시작했다. '프로스트펑크2'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전작의 강점이 정치적 결단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몰입감을 선사한다.

'프로스트펑크2'는 11비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프로스트펑크'의 정식 후속작으로 도시를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요소가 한층 심화됐으며, 각종 선택에 고려해야할 사항이 늘어나 전략적·윤리적 고민이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이에 게임을 멈춰놓고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 해야할 일을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나아가 선택에 따른 변화와 세세한 부분까지 구현된 탄탄한 이야기,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세밀한 인물 묘사, 웅장한 배경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남다른 몰입감이 제공되면서 다음 장이 궁금해지도록 만들었다. 생존을 위해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긴장감도 여전히 건재했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선택에서 발전을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프로스트펑크2' 법안 협상 장면.
'프로스트펑크2' 법안 협상 장면.
전작 '프로스트펑크'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선택이었다면 '프로스트펑크2'에서는 도시의 발전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 중요해졌다.

'프로스트펑크2'에서 이용자들은 도시 뉴 런던의 위원장이 돼 도시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각 집단의 불만을 최소화시키며 자리를 이어가야 한다. 도시의 긴장도가 상승하면 지지도가 하락하며, 모든 지지를 잃게되면 지도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게임 진행 중에는 다양한 세력들이 등장한다.
게임 진행 중에는 다양한 세력들이 등장한다.
지지도는 위원회를 통한 의사결정 및 법안 제정을 통해 결정된다. 위원회는 크게 온건파와 급진파로 나뉘며 뉴런던인, 영구동토인, 충성가, 순례자 등 각기 다른 집단으로 나뉘어, 자신들을 위한 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세력별 호의에 따라 특정 연구 속도가 증가하는 등 각기 다른 효과가 제공되기에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중요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의 원하는 바도 들어줘야 하는 것이 '프로스트펑크2' 협상의 원칙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의 원하는 바도 들어줘야 하는 것이 '프로스트펑크2' 협상의 원칙이다.
법안에도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각 법안에 따른 지지 세력이 달랐다.
법안에도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각 법안에 따른 지지 세력이 달랐다.
법안은 투표를 통해 통과되기에 현 시점에 필요한 법안이 있더라도 반대 세력이 우위에 있다면 부결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면 다음 의회에서는 특정 법안을 가결시키거나, 부결되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자연스레 법안 가결을 위해 한쪽 세력에 협상을 시도했다면 다음에는 반대 세력에 가서 협상하게 된다.

지지 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투표를 진행하게 되면 법안이 거부되기도 했다.
지지 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투표를 진행하게 되면 법안이 거부되기도 했다.
또한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지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순례자, 방랑자 등 소수의 목소리는 자주 묵살되곤 한다. 다만 지지도가 높은 상태라면 다소 가혹한 정책이나 연구도 강행할 수 있다. 심지어 투표를 조작하거나, 계엄령을 선포하고 경비대 집행관 및 비밀 경찰 등을 통해 독재자로 군림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선택은 게임 내 진행 뿐 아니라, 엔딩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 마다 도시의 현황과 가치관 사이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생존을 넘어 발전을 꾀하는 도시 운영

'프로스트펑크2'의 중심인 뉴 런던 지역의 중앙 구역.
'프로스트펑크2'의 중심인 뉴 런던 지역의 중앙 구역.
지지도는 정치적 선택도 중요하지만 도시 발전 상황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세계관의 시간 흐름에 따라 생존 보다는 발전을 위한 운영으로 변했지만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긴장감은 여전히 유지됐다.

'프로스트펑크2'는 인구 단위가 전작과 다르다. '프로스트펑크'에서는 백 단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만 단위의 인구가 제공된다. 이벤트를 통해 단번에 천 명이 넘는 인구가 유입되기도 한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활동 반경이 늘어나 외부 지역을 탐사하면서 전초기지를 넘어 위성도시도 운영해야 했다.

각종 생산 구역의 노동력 조정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가 가능했다.
각종 생산 구역의 노동력 조정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가 가능했다.
이에 전체적인 게임 진행도 변했다. 전작에서는 도시 내 건물을 짓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프로스트펑크2'에서는 도시 주변 타일을 자원 타일까지 순차적으로 쇄빙하면 자원 타일에 자원 생산 구역을 만들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구역을 만든 뒤 연구를 통해 추가 효과 건물을 개발해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프로스트펑크2' 돌발 이벤트. 선택에 따라 자원의 변화는 물론 지지도에도 변화가 생기기에 선택에 신중해야 했다.
'프로스트펑크2' 돌발 이벤트. 선택에 따라 자원의 변화는 물론 지지도에도 변화가 생기기에 선택에 신중해야 했다.
이는 시민들의 거주지, 식량, 열우표, 자재 등 다양한 자원을 얻어, 해당 자원 수치를 유지하면서 도시 내 긴장감을 낮게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전작 대비 풍부한 노동력이 제공되기에 구역별 가용 노동력을 조정하면 생존을 이어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타일 자원이 모두 소진되거나, 기후 변화가 찾아오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위기가 찾아와 긴장을 놓기 어려웠다.

◆한층 깊어진 게임성, 건설과 정치 시뮬레이션 묘미를 단번에

'프로스트펑크2'에는 각종 인물들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등장하면서 게임 내 몰입도를 높였다.
'프로스트펑크2'에는 각종 인물들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등장하면서 게임 내 몰입도를 높였다.
'프로스트펑크2'는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세계관의 시간 흐름에 따른 신규 시스템으로 게임만의 차별점을 갖췄다. 정치 시스템으로 선택에 대한 고민의 결을 전작과 다르게 만들었으며, 도시를 발전시키는 시뮬레이션 요소도 규모가 확장돼 전략적 요소도 한층 깊어졌다. 나아가 캠페인 시나리오는 물론 돌발 이벤트, 캐릭터 배경 등 세계관 곳곳에 세부적인 설정이 담긴 점도 돋보인다.

다만 튜토리얼이 불친절해 초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 수백 명의 인원이 동사하는 상황도 간단한 UI로 끝나버리는 등 아쉬운 점도 다소 존재했다. 물론 게임의 핵심 재미가 아니라는 점에서 서비스 과정을 통해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프로스트펑크2' 핵심 지역 뉴 런던.
'프로스트펑크2' 핵심 지역 뉴 런던.
생존 게임을 좋아하거나,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라면 '프로스트펑크2'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도시 건설과 정치 시뮬레이션의 묘미를 느끼는 동시에,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익을 위한 세력 다툼을 보며 가치관에 대한 철학적 고민도 함께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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