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솔라는 지난 9월 일본에서 개최된 게임 전시회 '도쿄게임쇼 2024'에 출전, 자사 페이먼트 솔루션과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일본은 물론 전 세계 개발사들에 자신들의 의지를 알렸다. 일본의 경우 오랜 역사만큼이나 그 동안 사용해 온 방법에 대한 신뢰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경계심이 심해 해외의 솔루션이 침투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
이에 엑솔라의 이주찬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을 만나 엑솔라가 어떻게 일본 게임 시장에 맞춘 솔루션을 선보이고 도움을 줄 것인지, 그리고 도쿄게임쇼를 통해 어떤 방향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페이먼트 솔루션 만이 아닌, 업계 선순환을 위한 지원자 자처하는 엑솔라
엑솔라에 대해 "페이먼트 솔루션을 중심으로 퍼블리싱과 투자, 마케팅 등 다양한 도움을 주는 기업"으로 소개한 이주찬 부사장은 "게임과 관련된 전반적인 생태계에 관여하며 어떤 업체가 글로벌 마켓 진출시 필요한 점을 지원하는 것에 특화돼 있다"고 특징을 소개했다.
이어 게임업계의 일원으로서 엑솔라가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 대해 대형 업체는 물론 소규모 인디 개발사들과도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힌 뒤 "밭에 씨앗을 뿌린 뒤 농작물이 자라기까지 시간을 들여 재배를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실제로 좋은 농작물로 자라게 될지 불확실한 부분이 있지만 계속 씨앗을 뿌리고 재배를 하면서 전체 생태계에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선순환을 위해서는 단순히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투자자를 연결하거나 직접 투자를 고려하고,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멘토로 자문을 하는 식으로 개발사들이 다양한 경험을 직, 간접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 방법은 다르지 않지만 일본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일본에 대해 "엄청난 내수 시장과 훌륭한 개발사들도 존재하지만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글로벌 회사들에게 쉽지 않은 특수한 시장"이라 평가한 이주찬 부사장은 엑솔라의 일본 시장 진출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이야기했다. 그는 "본사에서는 대형 업체와 계약을 하면 현지 직원을 뽑아준다는 입장이었고 반대로 저희는 현지 직원이 있어야 일본어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3년 정도 설득과 함께 직접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브로셔를 전하며 통역기로 간신히 의사 소통을 했던 것은 좋은 기억이다" 라고 진출 초창기의 경험을 소개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신중한 성격'이 벽이었다고 밝히면서도 "2년 동안 신뢰를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한 덕에 제가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눈빛으로 통하는 무언가가 생겼다고 해도 좋을 정도가 됐으며 뿌듯함도 느껴졌다"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특히 현지 침투 방식으로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로 팀을 꾸리고 게임쇼나 협회 행사 등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한국에서의 전략과 마찬가지로 가장 필요한 것을 챙기는 형태로 나아갔다"라고 설명한 뒤 "일본 역시 콘솔 시장이 가장 크지만 PC 시장이 통합되며 스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모바일게임 역시 절대 강자들이 존재해 이런 포인트를 통해 접근하며 조금씩 계약까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성과에 대해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시장과의 차이점으로는 "결제 시장의 측면에서는 많이 유사해졌지만 한국이 아직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큰 것과는 달리 일본은 페이 또는 e월렛과 같은 간편 결제 시장이 젊은 층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주찬 부사장은 엑솔라의 솔루션의 강점으로 "이제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저희는 '머천트 오브 레코드(Merchant of Record, 기록의 상인)'의 모델로 세금이나 서비스 등 소규모 개발사들이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을 저희가 관리해 개발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엑솔라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규모 개발사 또는 인디 개발팀 쪽에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저희 솔루션을 사용하실 경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전 세계 결제 수단 이슈는 물론 각 국가의 규제나 연령 이슈, 결제 한도 제한, 그리고 언어적 어려움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다이남코나 세가 유럽, KLAB 등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파트너들이 늘어나고 더 많은 파트너들과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고 밝힌 이주찬 부사장은 "한국만큼이나 일본에 진심이며 APAC 지역서 현재 매출 비중이 한국이 70%, 일본이 20%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시키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도쿄게임쇼' 통해 배운 점 많아. 앞으로의 IP 전략에 도움될 것
한편 '도쿄게임쇼 2024' 행사장을 돌아보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기분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는 이주찬 부사장은 특히 삼성전자가 인기 게임을 통해 SSD를 홍보한 부스나 꾸준히 인기작으로 게임 플랫폼을 홍보하는 구글의 부스가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콘솔 게임을 즐겼던 사람으로써 도쿄게임쇼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매년 방문하면서 특히 올해 행사가 풍성해졌음을 느끼고 있는데 일본 게임 업계가 확실히 IP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어느 쪽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한국의 IP들 역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시기가 됐다며 "20~30년 정도 계속 IP로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나라 게임 역시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엑솔라 역시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주찬 부사장은 "저희 엑솔라는 영리 추구 집단이니 세일즈도 하지만 게임과 관련된 업계 생태계에 항상 진심이다. 게임에 대한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기에 다른 분들이 겪고 계시는 고충을 잘 알고 이를 도와 상생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뒤 "저희에 보여주신 관심에 감사드리며 게임 업계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데 일조하고자 하며 한국의 훌륭하신 개발자분들이 제 2, 제 3의 중흥기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실 수 있도록 보여주신 관심을 도움으로 돌려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