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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세상] '오겜2' 성기훈의 '얼음' 외침과 게이미피케이션

2025-02-04 19:01

'오징어게임' 시즌2 예고편 영상. 주인공 '성기훈'이 "얼음!"이라 외치며 게임 참가자들을 멈추는 장면(출처=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캡쳐).
'오징어게임' 시즌2 예고편 영상. 주인공 '성기훈'이 "얼음!"이라 외치며 게임 참가자들을 멈추는 장면(출처=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캡쳐).
[글=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오징어게임'이 시즌2로 다시 한 번 세계 각지의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해외 시청자들이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을 보면서 콘텐츠와 문화의 힘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오징어게임' 시리즈의 성공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함께 보는 이로 하여금 단번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게임을 구축한 데 있다. 시즌2에서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캐릭터들이 겪고 있는 각기 다른 문제가 목숨을 건 게임과 맞물리면서,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 내재된 게이미피케이션적인(Gamification, 게임화) 사고가 작동하는 과정을 호소력 짙은 이야기로 설득력있게 풀어냈다.
'오징어게임' 시즌2의 첫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떠올려 보자.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이 "얼음"이라 외치자, 참가자들은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멈춘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성기훈의 피드백에 반응한 것이다. 이는 게이미피케이션에서 피드백에 따른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기훈의 피드백으로 인해 게임 초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각심을 잃은 이들이 움직이고, 결국 죽게되면서 모두가 성기훈의 지시를 따르게 된다. 손실 위험 대비 보상에 대한 매트릭스를 생각해보면 '오징어게임'에서의 손실은 죽음이라는 최악의 위험 요소다.

인간은 대부분 손실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보상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선호함수를 가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죽음이라는 위험은 아무리 위험선호도가 높은 참가자라도 최대치의 보상을 노리기 어렵게 만든다. 참가자들은 동작을 탐지하는 '영희'의 고개가 움직이는 위험 속 생존 및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동을 조율한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는 보다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상황에 따라 행동을 수정 및 보완한다.

'오징어게임' 시즌2 예고편 영상. 게임이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보상을 보여주는 장면(출처=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캡쳐).
'오징어게임' 시즌2 예고편 영상. 게임이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보상을 보여주는 장면(출처=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캡쳐).
게임이 끝난 후에는 리더보드 메커니즘처럼 행동에 따른 보상이 시각적으로 제공된다. 이러한 보상이 참가자들에게 다음 게임에 참여해야 할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다른 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참여 및 의사 결정을 촉진시킨다. 즉, '오징어게임'에는 게임 속에서 즉각적인 반응과 피드백이 제공되면서 참가자들이 연속적이고 일관된 생존 기록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서 진행하는 과정이 담겨있는 것이다.

나아가 공개적인 공간에서 타자와 함께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적으로 서로의 성과와 결과가 공유되며, 참가자 간의 협력, 도움, 경쟁도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악역 캐릭터 '타노스(최승현 분)'와 같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의 요소들은 비단 게임이나 드라마, 영화 속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 속 위험을 배제하고 일상에 녹여내면 목표 달성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 될 뿐 아니라, 삶을 한층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피트니스, 교육, 팀빌딩,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접목시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 요소가 접목된 콘텐츠나 활동들이 늘어나기를 희망해 본다.
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글=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정리=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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