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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민주당 게임특위, 기대 반 걱정 반

이학범 기자

2025-03-11 18:41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게임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게임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게임특별위원회(이하 게임특위)를 출범시키면서 국내 게임산업을 진흥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이재명 대표까지 참석하는 등 출범식 상황만 놓고 본다면 당 차원의 게임산업 진흥 의지가 엿보이나, 동시에 걱정되는 지점 또한 존재한다.

먼저 게임특위의 인선은 업계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과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이며,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으로 게임업계 경험이 풍부한 이재성 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위원장이 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나아가 25명의 민간자문위원은 국내 주요 게임사 출신 인물들과 함께 게임 전문 기자, 변호사, 교수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를 통해 게임과 e스포츠 업계 내 다양한 목소리가 게임특위에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특위에서 중점과제로 발표한 '플랜 G.A.M.E' 중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 저지를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게임업계가 필요로 하는 쟁점을 알맞게 진단했다. 올해 말 WHO의 ICD-11에 따라 한국표준질병분류(KCD)에 '게임이용장애'가 등재될 경우 게임업계는 막심한 타격과 이미지 실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만으로도 업계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없지 않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를 제외한 게임업계 관련 과제가 현재 진행 중인 등급 분류 제도 변화에 그쳤다. 또한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콘텐츠진흥원의 역할을 통합해 산업을 지원하는 게임·e스포츠산업진흥원을 신설하겠다는 컨트롤타워 신설은 그동안 게임 관련 기관들이 대개 규제기관의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규제기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임특위 출범식 현장에서 이재명 대표는 "게임 이용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게임이 건전한 여가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권리 보호는 중요한 일이나, 자칫 과도한 규제로 이어진다면 게임사 부담을 키우는 일이 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확률 표기 의무제' 시행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신설됐다. 국내 업체들은 추가 인력과 비용을 들여 관련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가 더해진다면 경쟁 심화와 비용 증가로 인한 및 수익 악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게임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졔 혜택 마련이나 앱 마켓 수수료 인하 등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내용이 민주당 게임특위 중점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 단순히 중점과제만을 놓고 보면 게임업계 입장에서 규제 완화도, 지원 강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게임질병코드 등재 저지'라는 핵심 중점과제가 실현된다고 해도 추가 규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지 규제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혼란한 국내외 정국에서 게임특위를 출범시킨 민주당의 행보가 국내 게임산업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기대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기대 속에서 출발한 민주당 게임특위가 단순 젊은층의 표를 겨냥한 '공약 남발'이 아닌 게임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행보를 이어가 기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를 희망한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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