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부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벡스코에서 개최 중인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 현장에서 만난 시그마 스튜디오 추정우 대표는 게임 업계 출신이 아닌, 유틸리티 앱 창업 경험을 먼저 가졌던 이력의 소유자로 현재 대학교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사용되는 20개 정도의 앱을 만들었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렇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 10명 규모의 시그마 스튜디오는 작년 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올해 2월 방치형 RPG '트리니티 가디언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3개의 층에서 9명의 캐릭터와 수호자가 몬스터를 무찌르는 이 게임은 100종 이상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속성을 조합하는 전략적 재미와 3대3 PvP 콘텐츠, 13000개 이상의 스테이지를 내세웠다.
성과도 뚜렷했다. '트리니티 가디언즈'는 출시 초 구글 플레이 스토어 RPG 인기 차트 1위를 달성하고, 구글의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인 '창구 프로그램'에서도 탑 10에 선정됐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는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스케일업과 전략, 시장에 대한 지원은 물론 선배 기업들과의 만남으로 업계 인사이트를 얻었다"며 "이 게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볼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셀프 퍼블리싱을 진행하며 한계를 시험했지만, 이제는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것. 추 대표는 "우리의 역할은 더 좋은, 더 즐거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경험을 통해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퍼블리셔와 만나고, 우리는 개발사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퍼블리셔들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작은 지역 개발사라고 만나주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는데, 다들 친절히 맞이해줘 성과가 있었다"며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자는 긍정적인 이야기는 물론 투자 관련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희망이 생겼다"라고 이번 행사의 성과를 밝혔다.
또한 시그마 스튜디오의 캐주얼 어드벤처 TRPG 신작 '비 마이 프렌즈(가제)'의 프로토타입도 '지스타 2025'를 통해 공개했다. 이 게임은 3명의 캐릭터가 각기 다른 필드를 동시에 탐험하며 랜덤하게 나타나는 이벤트를 해결하고 다양한 장난감을 친구로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완전 랜덤이 아닌 정해진 확률에 따라 맵이 변하는 정해진 확률의 바이옴 시스템을 적용해 필드의 수치와 이벤트의 수치가 결합돼 전략적으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추 대표는 "기존 방치형 장르가 우리나라나 아시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면 이 게임은 서구권 중심의 글로벌 취향에 맞춰 게임의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라며 "모바일의 흔한 공식을 따르기보다 독창적인 문법과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법을 가져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추 대표는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지향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인간의 본질적인 재미를 찾아 우리 게임과 공명시켜 즐거움을 주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벡스코(부산)=김형근 기자(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