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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낙원, 넥슨이 그린 K-아포칼립스

서삼광 기자

2026-03-16 18:27

타이틀에 쓰인 낙원은 서울 종로구의 낙원상가 일대를 의미하며, 사전적인 의미인 즐겁고 안락한 곳이란 의미를 반어적으로 표현했다.
타이틀에 쓰인 낙원은 서울 종로구의 낙원상가 일대를 의미하며, 사전적인 의미인 즐겁고 안락한 곳이란 의미를 반어적으로 표현했다.
좀비로 뒤덮인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넥슨이 개발 중인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이하 낙원)'의 알파 테스트를 통해 들여다본 종로와 낙원상가의 풍경은 기괴하면서도 익숙했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된 음침한 색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폐허가 된 도시의 적막함을 표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거리 곳곳에 방치된 버스와 카카오택시, 낡은 간판들은 한국 이용자들에게 실감 나는 몰입감을 넘어선 묘한 압박감을 선사한다.

좀비 아포칼립스 드라마를 보는 뜻한 서사는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다.
좀비 아포칼립스 드라마를 보는 뜻한 서사는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다.
가장 먼저 눈에 띈 특징은 친절한 서사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대개 이용자를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거친 필드에 내던지며 시작하지만, '낙원'은 스토리와 연계된 튜토리얼을 통해 명확한 목적의식을 심어준다. 다양한 좀비 아포칼립스물의 문법을 적절히 차용한 덕분에 장르 특유의 막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을 위해 생존해야 하는지, 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만드는 영리한 설계가 돋보인다.
이동, 공격, 파쿠르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은 거의 완성된 듯한 느낌이다.
이동, 공격, 파쿠르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은 거의 완성된 듯한 느낌이다.
조작은 기대 이상으로 쾌적하다. 이동과 공격, 파쿠르 등 핵심 액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반응성이 뛰어나다. 점프 모션이나 낮은 창틀을 넘는 동작에서 다소 어색함이 남았으나, 이는 폴리싱 단계에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 큰 결점은 아니다. 다만, 초반 플레이에서 스테미너 제약이 커 캐릭터의 특성(퍽)이 없는 초반에는 답답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특히 낙하 데미지가 정교하게 구현돼 있어, 2~3층 높이에서 무턱대고 뛰어내리다가는 생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게임패드 조작을 염두에 둔 듯한 상점 인터페이스. 태블릿 조작, 전투 인터페이스 역시 게임패드에 최적화된 형태로 디자인됐다.
게임패드 조작을 염두에 둔 듯한 상점 인터페이스. 태블릿 조작, 전투 인터페이스 역시 게임패드에 최적화된 형태로 디자인됐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콘솔 플랫폼 출시를 염두에 둔 듯한 인터페이스도 엿보였다. 태블릿 기반의 메뉴와 직관적인 메뉴 디자인은 게임패드 조작에 최적화된 형태로 느껴졌다. 실제로 엑스박스 패드를 연결해 보니 이동과 인벤토리 활용 등 기초적인 조작이 작동했다. 아직 모든 기능에 키가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는 앞으로 공식 패드 지원을 위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근거다. 근접 전투 비중이 높은 게임 특성상 패드 조작 난이도는 낮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정식 버전에서 지원될 진동 기능이 손맛을 어떻게 살려낼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게임 속 하루는 휴식이나 학습, 노동 등을 오전에 진행하고 오후에는 좀비 사냥을 나가는 방식으로 나뉜다.
게임 속 하루는 휴식이나 학습, 노동 등을 오전에 진행하고 오후에는 좀비 사냥을 나가는 방식으로 나뉜다.
게임의 흐름은 오전의 육성과 오후의 사냥으로 선명하게 나뉜다. 오전에는 한정된 시간을 쪼개 공부나 일용직 노동, 종교 모임 등에 참여하며 캐릭터를 키워야 한다. 마치 육성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듯한 이 과정은 생존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오후의 필드 사냥은 긴장의 연속이지만, 의외로 이용자 간의 협력이 잦다. 넥슨과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에서 시작된 '쏘지 마(Don't Shoot)' 메타가 '낙원'에도 깊게 뿌리내린 모양새다.
현실에서는 쓰레기라도 '낙원' 게임 속에서는 귀중한 자원이다.
현실에서는 쓰레기라도 '낙원' 게임 속에서는 귀중한 자원이다.
테스트 버전으로 즐겨본 '낙원'은 일상의 재발견이란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한국 이용자에게는 친숙한 배경을 하기 때문에 종로 일대를 자주 방문하는 이용자라면 익숙한 풍경 속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일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현실에선 쓰레기일 뿐인 고무줄이나 망가진 우산이 이곳에선 생존을 위한 필수 자원이 된다. 튜토리얼 중 우연히 얻은 고추장 하나가 상점에서 두둑한 크레딧으로 변할 때의 쾌감은 익스트랙션 장르 본연의 재미를 보여준 부분이었다.

근접전투 위주로 탐색이 진행되어 슈팅 기반 익스트렉션 장르 게임들과 확실히 다른 플레이 경험(UX)을 구현했다.
근접전투 위주로 탐색이 진행되어 슈팅 기반 익스트렉션 장르 게임들과 확실히 다른 플레이 경험(UX)을 구현했다.
대한민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점도 높게 평가하고 싶은 차별점이다. 한국은 총기 보유가 엄격하게 규제되는 국가이며, 게임 속에서도 총기는 매우 희귀한 자원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야구 방망이나 몽둥이 같은 무기로 근접전을 펼쳐야 하며, 이에 따라 총기를 메인 무기로 하는 슈팅 기반의 장르와는 다른 긴장감과 조작의 재미를 구현했다. 물론, 굳이 타인과 날 선 대립을 하지 않더라도, 자잘한 생필품을 파밍해 안전지대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설계라 경쟁에 어려운 이용자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글로벌 핫템으로 떠오른 꽃무늬 김장 조끼는 패션 아울렛으로 살 수 있다.
글로벌 핫템으로 떠오른 꽃무늬 김장 조끼는 패션 아울렛으로 살 수 있다.
알파 테스트 완성도는 7부 능선을 넘은 느낌이다. 최근 스팀 플랫폼에서 얼리 액세스 수준으로 출시되는 게임보다 전체적인 완성도나 짜임새가 높았다. 다채로운 캐릭터 특성과 탄탄한 그래픽, 액션의 기본기는 재미라는 골격을 이미 완성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몬스터 인공지능과 세부적인 밸런스 조정만 마무리된다면, 조만간 생존의 최전선에서 다시 한번 종로 거리를 누비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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