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돌풍의 중심에는 20년 넘게 쌓아온 '메이플스토리' IP(지식재산권)의 힘이 자리 잡고 있다. 게임을 켜자마자 들리는 로그인 BGM과 도트 그래픽은 과거 PC로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던 세대의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며, 이들을 자연스럽게 모바일 화면으로 이끈다.
'메이플 키우기'는 철저히 방치형 문법을 따르며 업무나 이동 중, 혹은 다른 게임을 하면서도 즐기는 '세컨드 스크린' 게임으로 포지셔닝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자동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킬 조합과 펫 배치 등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전략적 선택지'를 남겨두어 직접 플레이한다는 감각을 유지했다.

다만, 장기 흥행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하다. 방치형 장르 특유의 '숫자 놀음'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최종 콘텐츠인 보스전조차 컨트롤이 아닌 '돈(스펙)'으로 찍어 누르는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게임의 깊이는 얕아질 수밖에 없다.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커뮤니티 콘텐츠 부족은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자 결속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또한, 무과금 이용자들이 느끼게 될 '통곡의 벽('이 언제, 얼마나 가혹하게 다가올지도 관건이다.
결국 '메이플 키우기'가 반짝 흥행을 넘어 넥슨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려면,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가 이용자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업계의 통념인 '방치형 게임의 짧은 수명'을 극복하고, 앞으로 1~3개월 동안 이용자들에게 '이 게임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증명해 내는 것이 넥슨의 남은 과제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