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유산청과 데브시스터즈는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서 '제2회 국가유산의 날' 기념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의 개막 간담회를 열었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대적인 게임 캐릭터와 전통 유산을 연결하며 느꼈던 고민과 이를 극복한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조 대표는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쿠키런과 국가유산이 쉽게 연결되지 않아 고민이 깊었지만, 국가유산청 출범 1주년을 맞아 대중에게 다소 낯선 '국가유산'의 개념을 국가대표 IP인 쿠키런을 통해 친숙하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곽희원 학예연구사 역시 "역사적 고증과 대중적인 재미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었다"며 "덕수궁관리소와 데브시스터즈가 치열하게 협업한 끝에 밀도 높은 전시가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위엄과 근대화의 노력을 보여주는 실제 유물들이 대거 공개됐다. 전시 초입에는 '대례의궤'와 '경운궁' 현판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대한제국의 정전인 중화전의 용상(龍床)이 전시돼 황실의 권위를 보여준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덕수궁 중건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경운궁중건도감의궤'와 '덕수궁 평면도', 그리고 고종의 어사진과 그 제작 과정을 담은 '어진도사도감의궤', '구한국훈장도' 등이 전시됐다. 또한 개화기 근대 문물을 상징하는 이화문 등갓과 2단 샹들리에, 화려한 서양식 연회 식기 등은 당시 돈덕전에서 열렸을 연회와 외교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각 자료 중간중간에는 당시의 자료 또는 당시 사용됐던 물건을 '쿠키런' 캐릭터와 함께 재해석한 전시품도 배치돼 흥미를 더했다.
실제 역사에서는 열리지 못했던 칭경예식에 참석한 쿠키들을 상상해 그린 '칭경예식, 새 시대를 열다', 덕수궁을 방문한 쿠키들을 상상해 그린 '덕수궁, 다시 피어난 황제의 꿈', 대한제국이 꿈꾸던 부국강병과 근대화가 완성된 채로 발전한 서울의 모습을 상상해 그린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 등의 그림은 역사 속 함께하는 쿠키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아티스트 20여 명이 참여한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을 밤낮의 변화에 따라 표현한 27m 길이의 초대형 LED 미디어월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곽 학예연구사는 "국내 박물관 내부 전시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LED 패널을 활용해 미디어아트를 구현한 것은 유례없는 첫 시도"라고 강조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