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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박스는 불법도박" 美 뉴욕주 법무부 밸브에 소송 제기

김형근 기자

2026-02-26 15:40

미국 뉴욕주 레티티아 제임스 법무장관(출처=뉴욕주 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뉴욕주 레티티아 제임스 법무장관(출처=뉴욕주 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게임 업계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BM) 중 하나인 '랜덤박스'가 불법 도박 행위로 지목돼,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이 미국 뉴욕에서 제기됐다.

뉴욕주 법무부는 최근 레티티아 제임스 법무장관의 명의로 뉴욕주 주민을 대리해 밸브 코퍼레이션(이하 밸브)을 상대로 뉴욕 카운티 소재 뉴욕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밸브가 자사 게임 내 '랜덤박스(Loot Box)'를 통해 불법 도박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성년자를 중독 위험에 노출시켜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밸브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2', '도타 2', '팀 포트리스 2' 등 주력 게임에서 사용자가 일정 금액(소장에는 약 2.49 달러로 명시)을 지불하고 열쇠를 구매해 박스를 열게 하는 수익 모델을 운영해 왔다. 법무부는 아이템의 가치가 전적으로 운에 의해 결정되는 이 과정이 카지노의 슬롯머신과 심리학적으로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랜덤박스를 열 때 아이템이 빠르게 회전하다 멈추는 시각적 효과와 당첨 아이템 바로 옆에 희귀 아이템을 배치해 아쉬움을 유발하는 '근접 패배' 연출은 슬롯머신의 설계 방식과 일치하며 사용자의 반복적인 결제를 유도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례로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감마 도플러 에메랄드 버터플라이 나이프'와 같은 극도로 희귀한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은 14만 6,62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 아이템들이 제3자 시장에서 1만 달러(한화 약 1400만 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가상 아이템이 현금과 다름없는 가치를 지닌 '도박의 판돈'으로 변질됐음에도, 밸브가 사용자가 스팀 장터나 제3자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템을 팔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사실상 방치했다며 고의성을 지적했다.

또한 "뉴욕주 법무부 수사관이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스킨인 '스틸레토 나이프'를 스팀 커뮤니티 마켓에서 판매해 스팀 월렛 자금을 확보한 뒤, 이 가상 자금으로 밸브의 휴대용 게임기인 스팀 덱(Steam Deck)을 구매하고 이를 다시 전자제품 매장에 매각해 180달러의 현금을 수령했다"라는 실증 사례를 제시했다. 이는 게임 내 아이템이 복잡한 단계를 거쳐 실제 현금으로 환전될 수 있는 만큼, 랜덤박스의 보상이 단순한 게임 데이터가 아니라 현금 가치를 지닌 '도박의 경품'이라는 주장이다.
뉴욕주 법무부는 "이러한 도박 모델은 특히 아동 및 청소년에게 치명적인데, 밸브는 엄격한 연령 확인 절차 없이 체크박스 하나만으로 계정 생성을 허용했으며 미성년자의 이용을 인지한 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도박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도박 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랜덤박스'가 청소년들에게 도박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밸브의 행위가 모든 종류의 도박을 금지하는 뉴욕주 헌법과 구체적인 형법 조항들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우선 뉴욕주 헌법 제1조 제9항은 국가가 승인한 특정 예외를 제외한 모든 형태의 도박과 복권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법무부는 밸브의 '랜덤박스' 운영이 이 헌법적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적용된 형법 제225.05조는 불법 도박임을 알고도 이를 활성화하거나 이득을 취하는 '2급 도박 조장' 혐의를 다루며, 형법 제225.10조인 '1급 도박 조장' 혐의는 영리 목적으로 대중의 내기를 수락하는 전문적인 도박 사업 행위를 처벌한다. 특히 법무부는 하루 판돈이 5000달러(한화 약 714만 원)를 초과할 경우 적용되는 'E급 중죄' 혐의를 강조하며, 밸브가 매일 이 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판돈을 수락하며 대규모 불법 도박 비즈니스를 영위해 왔다고 명시했다.

또한 행정법 제63(12)조를 인용해 밸브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불법 영업 행위를 해왔음을 지적했다. 법무부는 "밸브가 뉴욕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천만 달러 상당의 열쇠를 판매하고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뉴욕주 헌법이 금지하는 '승인되지 않은 도박'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 법무부는 법원에 밸브의 뉴욕주 내 랜덤박스 운영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불법 행위로 얻은 모든 이익을 환수하며 피해 소비자들에게 전액 배상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뉴욕 형법 제80.10조에 의거해 불법 행위로 얻은 이익 금액의 3배에 달하는 벌금 부과를 요구하며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압박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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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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