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은 최근 공식 콘텐츠채널 '넥슨태그'를 통해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의 이용자 경험(UX) 관점에서 바라본 레벨 디자인 철학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이진규 레벨디자이너와 김현성 게임UX분석팀원은 실제 서울을 게임 속 공간으로 재해석한 과정과 플레이어의 행동을 유도하는 공간 설계 방식을 소개했다.

이진규 레벨디자이너는 "건대입구나 용산 등 여러 장소를 검토했지만 종로는 좁은 구역 안에서도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공간이었다"며 "개발을 이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낙원상가를 포함한 종로 일대가 게임의 무대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존하는 공간을 게임으로 옮기는 과정은 단순한 복제가 아니었다. 개발진은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들고 직접 종로를 답사하며 건물 높이와 골목 폭 등을 측정했고, 위성지도와 현장 자료를 함께 활용해 공간을 구축했다. 다만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플레이어가 의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게임에 맞게 공간을 재해석하는 데 힘을 쏟았다.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는 게임적 경험(레벨 디자인)에 맞춰 도시를 재해석했다.

이 같은 고민은 이용자들의 플레이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클로즈 알파 테스트에서는 이용자들이 거점을 자신의 집처럼 꾸미고 생활용품을 배치하는 등 개발진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보였다. 한국 이용자는 게임에 실제 생활을 투영하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찾는 데 집중한다는 평가가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이 디자이너는 "탐사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와 소주병을 세워 놓거나 술상을 차려두고, 시민등급을 올려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한 뒤 만족감을 표현하는 이용자도 있었다"라고 사례를 소개했다.
김현성 게임UX분석팀원은 이러한 반응의 배경으로 익숙한 공간이 주는 몰입감을 꼽았다. 현실에서 안심하고 다니던 장소가 위험한 공간으로 바뀌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간판과 방송, 오브젝트 등 환경 자체가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몰입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디자이너는 "익스트랙션 장르에서는 플레이어가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급습할지, 우회할지, 숨어서 기다릴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는 개발 철학을 밝혔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