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를 노출하는 순간도, 유저가 게임을 검색하는 순간도 아니다. 어쩌면 진짜 어려운 순간은 유저가 게임을 설치하기 직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순간일 수 있다.
"게임성보다 홍보가 중요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부터 "광고를 아무리 많이 봐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하지 않는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MMORPG에 대해서는 아예 "한 번 시작하면 장기간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신중하게 선택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반응들이 단순히 게임 마케팅을 부정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광고나 화려한 영상만으로도 신작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의 유저들은 광고를 본 뒤 그대로 설치하기보다 게임명을 검색하고, 다른 유저들의 평가를 확인하고, 공략을 찾아보고, 과금 구조와 운영 방식까지 살펴본다.
특히 MMORPG는 이 과정이 더욱 복잡하다.
한번 시작하면 캐릭터 육성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길드나 파티 같은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면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반대로 게임에 대한 기대와 실제 경험 사이의 차이가 크다면 투자한 시간 때문에 오히려 이탈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
결국 유저에게 게임은 단순히 '무료로 설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다.
자신의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최근 게임에 대해 "단순히 재미만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을 갈아 넣을 만큼 의미가 있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게임사 마케팅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광고가 유저에게 게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면, 검색과 커뮤니티는 유저가 광고를 검증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에서는 재미있어 보였던 게임이 실제 유저들의 반응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출시 이후 운영은 어떠했는지, 업데이트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과금 구조는 어떤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사 입장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좋은 여론을 만드는 것'보다 유저가 게임을 검색했을 때 충분한 정보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다.
실제로 게임 커뮤니티에서 올라오는 글을 보면 긍정적인 내용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 직업은 어떤가요?"
"무과금으로 가능한가요?"
"이번 업데이트에서 뭐가 달라졌나요?"
"뉴비가 시작해도 괜찮나요?"
"과금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나요?"
같은 질문과 함께 게임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도 함께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게임을 둘러싼 정보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모든 내용이 긍정적인 공간보다 장점과 단점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오히려 더 신뢰할 수도 있다.
마케팅의 목표가 '유저를 유혹해 설치시키는 것'이라면 단기적으로는 숫자를 만들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반대로 게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충분히 쌓여 있다면 유저가 자신의 성향과 게임의 특성을 비교해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차이는 특히 최근처럼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시장에서 중요하다.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보고 게임을 설치하는 시대에서, 이제는 광고를 본 뒤 검색하고, 검색한 뒤 커뮤니티를 둘러보고, 다른 유저들의 경험을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설치를 결정하는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게임 전문 커뮤니티가 갖는 의미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커뮤니티를 기존 유저들의 활동 공간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신작 게임을 찾는 유저에게 커뮤니티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정보를 검증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헝그리앱처럼 오랫동안 다양한 게임의 뉴스와 공략, 이벤트, 이용자 게시글이 축적된 플랫폼에서는 게임 하나에 대한 정보가 출시 당일에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기간에 따라 계속 쌓인다.
광고가 끝난 이후에도 유저가 게임명을 검색했을 때 발견할 수 있는 정보가 남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게임의 흥행을 보장할 수는 없다.
게임의 재미와 완성도, 운영, 과금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광고와 콘텐츠를 만들어도 유저의 선택을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최근 커뮤니티 반응에서 나타나는 강한 냉소는 게임사에게 중요한 경고가 될 수 있다.
"광고만 잘하면 된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저들은 광고를 믿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보고 직접 확인한다.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 오래 할 만한지, 다른 유저들도 만족하고 있는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한다.
그래서 이제 게임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노출량이 아니다.
유저가 검증을 시작했을 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광고는 관심을 만들 수 있다. 검색은 호기심을 키울 수 있다. 커뮤니티는 다른 유저의 경험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결국 유저가 한다.
게임업계가 커뮤니티를 다시 바라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커뮤니티는 게임을 무조건 좋게 말해주는 공간이 아니라, 게임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실제 경험과 정보를 비교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의 게임 마케팅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광고를 보여줬는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광고를 본 유저가 우리 게임을 검색했을 때, 과연 무엇을 발견하게 되는가."
지금의 유저는 광고를 보고 게임을 믿지 않는다.
직접 찾아보고, 비교하고, 확인한 후에야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다. 그리고 그 검증 과정에 게임사와 유저를 연결하는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역할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안종훈 기자 (chrono@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