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게임 관련 시상식들의 후보작과 선정작에 대한 이야기로 친구 또는 커뮤니티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더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더 높은 상을 받고 좋은 평가를 받길 원하는 마음에 해당 게임이 시상식서 상을 몇개를 탔느냐 또는 기대했던 분야에서 상을 탔느냐에 몰입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매년 많은 게임 이용자들을 울리고 웃기는 게임 시상식들과 올해의 게임, 'GOTY'는 어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 첫 시작은 아케이드 게임으로부터? 게임 시상식과 'GOTY'의 역사
그 동안 세상에 등장했던 많은 게임 시상식들 중 가장 먼저 등장한 시상식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1979년의 '아케이드 어워드(The Arcade Awards)'를 그 시작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시상식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비디오게임을 주제로 했던 잡지인 '일렉트로닉 게임즈'에서 인기 게임을 선정했으며, 그 첫 수상작으로는 타이토의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이름을 올렸다.
1980년부터 점차 수상 부문을 늘려간 이 시상식은 1982년부터는 아케이드와 독립형 게임, 콘솔, 컴퓨터 등의 부문서 선정작이 발표됐으며 1984년 수상작을 마지막으로 잡지의 폐간과 함께 중단됐다. 이어 1992년 잡지의 부활에 따라 '일렉트로닉 게이밍 어워드(Electronic Gaming Awards)'으로 돌아왔으며 1992년 '스트리트파이터2', 1993년 '디즈니 알라딘'을 팬 투표 방식으로 최고 상으로 선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국가별, 주제별로 다양해진 게임 시상식
그 이후 등장했던 게임과 관련된 시상식들은 시상 주체에 따라 그 주제가 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분류로는 특정 국가 또는 국가의 게임관련 협회가 그 해 제작된 게임들을 대상으로 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있고, 학회 또는 기업서 특정 주제에 대한 게임들을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플랫폼 업체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게임들 중 우수한 성적을 거뒀거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에 상을 주기도 했으며, 게임 미디어에서 각 미디어 별로 우수 게임을 선정하는 경우도 있어 시상식의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국가별 시상식의 경우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대한민국 게임대상'과 일본의 '일본게임대상', 중국의 '금령상(또는 황금 깃털상, The Golden Plume Awards)' 등이 잘 알려져 있으며, 유럽과 미주,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관련 상이 존재했거나 존재한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관여한 경우 중에는 캐나다의 제프 케일리(Geoff Keighley)가 프로듀서 및 호스트로 관여한 '스파이크 비디오 게임 어워즈'와 그 후신 '더 게임 어워즈', 전세계 게임 개발 및 유통 실무종사자들의 단체인 미국 상호예술과학원에서 수여하는 다이스 어워드(D.I.C.E. Award),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BAFTA 어워드', 텍사스 오스틴서 개최되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SXSW)의 부대 행사로 2022년까지 진행됐던 'SXSW 어워드', 미국 게임 리뷰어 조합 아카데미의 'NAVGTR'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러한 시상식의 수가 많고 주제도 제각각이다 보니 게임 업계 전체를 대변하지 않고, '수상작=흥행작'이라는 공식도 성립하지 않지만 전 세계 각지에서 이름을 알린 게임들이 모여 경쟁하는 만큼 그 수상 여부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국내 게임 시상식의 역사는?
국내의 경우 1996년부터 역사가 이어져 오고 있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이 공동 주최하는 유일한 시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첫 행사가 열렸던 1996년의 경우 패밀리 프로덕션의 '피와 기티 2'가 대상을 차지했으며, 이후 수많은 인기 국산 게임들이 최고의 자리인 '대상'을 두고 경쟁했다.
또한 '프로게이머' 부문과 '수출상', '우수 업소 상', '사회공헌우수기업상', '게임비즈니스 혁신상' 등 사회 현상 또는 업계의 흐름과 관련된 수상 부문도 등장하며 게임 업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최근 진행됐던 '대한민국 게임대상 2024'에서는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대상을 차지했으며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기술 창작상 4개 부문 독식과 최우수상을 포함해 7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확장팩도 최고상 수상했던 적이...있었다고?
그런데 시상식과 관련해 최근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올해 더 게임 어워드의 최고상인 'GOTY' 후보에 '엘든 링'의 확장팩인 '엘든 링: 황금나무의 그림자',와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파이널 판타지7 리버스'가 후보에 오른 것.
이와 관련해 어워드 측은 선정 기준으로 "콘텐츠 출시 형식과 관련 없이 매년 최고의 창작 및 기술 작품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고, 심사위원단에서 그 가치를 인정했을 경우 모든 카테고리에서 확장팩과 게임 시즌, 다운로드 콘텐츠, 리메이크, 리마스터작 역시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리메이크 작품은 이전에도 다른 시상식 등에서 수상작에 선정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확장팩의 경우 자칫 신작 게임 출시 업체들의 개발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례를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 돌렸을 경우 확장팩이 시상식 최고 자리에 이름을 올린 경우가 발견된다. 그 것도 두 번이나.
1997년부터 이어져온 일본게임대상은 첫해 5개 부문서 수상했던 세가의 '사쿠라대전'을 시작으로 매년 최고의 일본 게임에 상을 수여해 왔는데 확장팩 역시 별도의 패키지로 보았기 때문에 확장팩이 대상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 두 차례 확장팩이 대상에 선정됐는데, 그 주인공은 놀랍게도 모두 캡콤의 '몬스터헌터' 시리즈에서 나왔다.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게임은 초대 '몬스터 헌터'를 시작으로 총 8번 일본게임대상의 최고 자리에 올랐는데, 2007년 게임 대상에서 연간부문 대상서 '위 스포츠'와 공동 수상작에 선정됐던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의 확장팩인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가 다음해인 2008년 '위 피트'와 함께 대상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2021년에 '몬스터헌터 라이즈'가 '고스트 오브 쓰시마'와 함께 대상을 수상한 다음해, 그 확장팩인 '몬스터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가 단독 수상작에 선정되며 확장팩의 수상과 함께 원작과 확장팩이 모두 수상작에 선정되는 상황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보여줬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