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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6] 강대현 넥슨 대표 "AI 시대 경쟁력은 구현 아닌 '맥락의 복리'"

김형근 기자

2026-06-16 11:52

강대현 대표가 "게임사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닌 이용자와 함께 축적한 '맥락'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대현 대표가 "게임사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닌 이용자와 함께 축적한 '맥락'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대현 넥슨 대표가 인공지능(AI)으로 게임 개발의 구현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는 시대에 게임사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닌 이용자와 함께 축적한 '맥락'에 있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16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26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6)'의 막을 올렸다.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경쟁하는가'를 주제로 키노트를 진행한 강 대표는 8년 전 같은 무대에서 던진 질문을 다시 꺼내며 발표를 시작했다. 당시 컬링을 재미없는 스포츠라고 여겼다는 고백을 소개하며 '즐거움을 향한 항해'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던 강 대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응원할 팀이 생기고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경기 규칙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 온 나라가 들썩였다"며 "달라진 것은 구현이 아니라 맥락이었다"라고 돌아봤다.

강 대표는 우선 현재 게임 시장이 공급 과잉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2015년 약 2,800개였던 스팀 출시 게임 수가 지난해 약 2만 개로 늘었지만, 폭넓은 관심을 받은 작품은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플레이 시간 역시 출시 6년 이상 된 기존 게임에 집중되면서 신작이 주목받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드 작성과 이미지 제작, 프로토타입 개발이 쉬워지면서 개발 효율은 높아지겠지만, 이는 특정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업계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변화라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과거 상용 엔진의 보급과 디지털 유통 플랫폼 확산이 게임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꿨던 것처럼 AI 역시 경쟁의 무게중심을 다른 영역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게임의 경쟁력은 그래픽이나 기술력 같은 구현 수준이 아니라 게임이 오랜 시간 쌓아온 세계관과 문화, 이용자와의 관계, 커뮤니티 경험 등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메이플스토리' 속 모자 아이템을 들어 "AI가 단순히 캐릭터용 모자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20년 동안 축적된 이용자 취향과 세계관, 서비스 경험이 반영될 때 비로소 이용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축적된 경험과 신뢰를 '맥락 자본'이라고 정의한 뒤, 개발사의 장르 이해도와 운영 노하우, 이용자 커뮤니티가 공유하는 기억과 문화,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감정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맥락은 단순히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복리'처럼 증식한다고 강조했다.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고, 게임 안에서 형성된 경험이 커뮤니티와 콘텐츠 소비, 창작 활동으로 확장되면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보스 몬스터의 난이도가 높아 이용자들이 반복적으로 실패하더라도, 커뮤니티에서 공략을 공유하고 클리어를 축하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단순히 난이도를 낮추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보스 자체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함께 경험하는 도전과 성취의 맥락이라는 의미다.

강 대표는 "이러한 맥락의 축적이 결국 게임을 하나의 독립적인 세계로 만든다"라고 주장했다. 축구가 경기뿐 아니라 선수와 팬덤, 미디어, 상품 등이 결합된 거대한 생태계로 발전한 것처럼 게임 역시 플레이와 커뮤니티, 창작과 시청 경험이 연결되며 고유한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을 통해 만나 결혼에 이른 이용자 사례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커닝시티 대참사'를 소개하며 "게임의 문화와 기억은 개발사가 아닌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맥락의 복리는 대형 게임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로블록스'와 라리안 스튜디오를 사례로 들며 "작은 팀이라도 이용자 경험을 꾸준히 축적하고 이를 다음 작품과 서비스로 연결한다면 충분히 강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발표 말미에는 두 종류의 AI를 제시했다. 하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며, 다른 하나는 이용자와 함께 축적한 경험과 판단, 문화로 구성된 '축적 지능(Accumulated Intelligence)'이다.

강 대표는 "AI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구지만 '축적 지능'은 시간과 신뢰를 통해서만 만들어진다"며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AI를 잘 활용하는 동시에 이용자와 함께 쌓아온 맥락의 복리를 더욱 두텁게 만드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8년 전의 컬링 이야기로 돌아왔다. "경기 규칙은 그대로여도 맥락은 세계를 만든다"며 "여러분의 게임이 누군가에게 그런 세계가 되는 순간도 오늘 쌓기 시작한 그 시간 위에서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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