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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임드 임형철 대표 "SLG 장르 개척 위해 100억 원 베팅…5년 내 5대 메이저 게임사 될 것"

이원희 기자

2025-11-03 16:31

에임드 임형철 대표.
에임드 임형철 대표.
국내 게임산업의 중심은 MMORPG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SLG)이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한국 기업은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임형철 대표가 이끄는 벤처스튜디오 에임드(Aimed)는 특별하다.

에임드는 변화의 흐름을 예상한듯 3년 전부터 SLG 장르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준비해왔다. 투자사 블로코어, 풀퍼널 마케팅 전문기업 마티니 아이오, 모바일 게임개발사 게임베리 스튜디오 등 15년간 창업가이자 벤처 투자자로 활동해온 임 대표는 3년 전부터 SLG를 주목했다. MMORPG 이용자들이 추구하는 성장·경쟁·성취 동기를 SLG에 녹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형철 대표는 외부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오롯이 자체 자본으로 100억 원 규모의 개발비를 투자해 중국 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의 SLG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첫 번째 타이틀로 최근 '뉴포리아(Neuphoria)'를 출시했다.

임 대표는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가 되려면 단순히 게임 몇 개의 성공을 넘어 새로운 장르 개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면 메이저 게임사로 성장할 수 있는지, 어떤 장르가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 오래 고민했다"고 소회했다.

또한 "'재미'라는 추상적 감정을 '왜 재미있는지'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장르 개척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의 본질적 재미를 분석하고 설계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인터뷰] 에임드 임형철 대표 "SLG 장르 개척 위해 100억 원 베팅…5년 내 5대 메이저 게임사 될 것"
◆시행착오 속에서 다듬어진 '뉴포리아'

에임드는 단순 게임 개발사가 아니다. 자체 투자로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분사시키는 벤처 스튜디오다. 임 대표는 자기자본으로 운영해 온 투자사 블로코어(Blocore)를 통해 국내외 80여 곳에 약 2800억 원(누적 투자금)을 집행하며 벤처 투자자로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쌓았다. 더불어 전 세계 펀드 중 상위 3% 성과를 기록한 벤처캐피털 트루 글로벌 벤처스(싱가포르 기반 벤처캐피털, True Global Ventures)를 공동 창업하며 글로벌 투자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블로코어와 트루 글로벌 벤처스를 통해 단일 기업에 500억 원을 투자, 기업가치 1조 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례는 업계에서 오래도록 주목받았다. 이후 임 대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게임사에 투자하며 익힌 역량을 바탕으로 직접 메이저 게임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글로벌 경험을 가진 '검은사막' 출신 강건우 PD가 합류하며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됐다.

에임드가 개발한 SLG '뉴포리아' 개발 기간은 약 3년이다. 30여 명으로 이뤄진 팀 ‘이클립스’에서 4X와 오토 배틀러를 결합한 전례 없는 장르에 도전한 것이 시작이다. 그러나 TFT(전략적 팀 전투)처럼 구현된 오토배틀러 시스템, 고품질 3D 그래픽 아트, 과감하고 독특한 세계관 등 세상에 없는 새로운 스타일은 대중이 지향하는 방향과 맞지 않았다. 결국 일부 콘텐츠를 축소하는 등 42번의 테스트와 과감한 피봇을 거쳐 4X와 유사한 SLG로 전향하게 됐다.
임형철 대표는 "주변에서 만류가 많았으나 수요는 있으나 공급이 없는 시장, SLG에 주목하며 위기를 통해 기회로 잡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이용자 간 대결(아레나) 등 일부 콘텐츠를 축소 및 수정하며 고사양, 고품질 게임을 친근한 캐쥬얼 게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인터뷰] 에임드 임형철 대표 "SLG 장르 개척 위해 100억 원 베팅…5년 내 5대 메이저 게임사 될 것"
'뉴포리아'의 가장 큰 혁신은 '초반 허들' 해소다. SLG 특유의 강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직관적 재미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익숙하지만 낯선 장르 SLG, 특히 건설에 집중한 단순 클릭 방식을 탈피해, 이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서 자원을 모으며 건물을 짓는 과정을 도입했다. '게임 플레이'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스스로 개척한 영토에 더 깊은 애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노동 행위 자체가 재미가 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최종 테스트 리텐션 50% 상회…"출시 후가 진짜 시작"

하이퍼 캐주얼 문법을 차용한 이 변화는 직관적인 재미를 더한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불과 10% 대에 불과했던 첫 테스트와 달리 최종 글로벌 테스트 시 리텐션 수치가 50%를 달성하며 SLG 게임 성공작들의 지표를 상회했다.

이에 임 대표는 “SLG는 출시 직후 성과보다 1년 이상 꾸준한 라이브 서비스와 개선을 통해 임계점에 도달할 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J커브를 그리는 장르이기에 '뉴포리아'는 출시 후가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에임드의 SLG 여정은 한국 게임 업계가 나아갈 또 하나의 길을 보여주는 시작점이다. 에임드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한다면 MMORPG 이후 새로운 메이저 장르를 개척한 국내 기업의 탄생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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