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만난 토에이 신규 사업 개발 부서 나가시마 히로아키 매니저는 토에이가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으로 회사의 장기적인 IP 확장 전략을 꼽았다. 나가시마 매니저는 "토에이는 지금까지 자사 IP 위주로만 게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왔으나, 타사 IP와 타사 게임을 매칭하는 신규 업무를 출범시키게 됐다"며 "현재 우리가 속한 곳은 기존 게임 사업부가 아닌 신규 사업 개발 부서이며, 토에이 게임즈는 새로운 프로젝트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에이는 중장기 비전인 '토에이 뉴웨이브 2033'을 통해 IP 창출과 전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용자가 오랫동안 몰입하기 쉬운 게임 콘텐츠가 IP를 육성해 세계적으로 전개한다는 비전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업 초기의 인간적인 고충도 털어놓았다. 그는 "작년 3월 부서가 생겼을 당시 딸이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부모로서 아이에게는 공부하라고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해야 하지만, 정작 나는 새 업무 때문에 딸 몰래 숨어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했다. 그 부분이 솔직히 가장 고역이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토에이 게임즈는 본업인 영상 제작 노하우를 살린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나가시마 매니저는 "우리는 영상 제작사이므로 당연히 장기적으로는 영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은 게임 자체를 제대로 흥행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토에이 내부의 이벤트 기획 및 굿즈 제작 부서들과의 크로스 미디어를 통해 게임의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점에 대해서도 "게임 내 스토리나 시나리오 구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뮤직비디오나 특수효과 연출에 능숙해 높은 퀄리티의 프로모션 비디오(PV)를 제작하는 데 강점이 있다"라고 전했다. 가면라이더나 슈퍼전대 등 모회사의 유명 IP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우선 목표는 '새로운 오리지널 IP' 창출이지만 기존 IP를 절대 쓰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오리지널 IP가 안착하면 자사 IP 게임 제작도 고려하고 있으며, 개발사 측에서 관련 기획을 제안한다면 전혀 거절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킬라'에 대해 "처음 게임을 제작하는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 디자인, UI, 게임성, 시나리오 퀄리티가 뛰어나 '천재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며 "스승이 살해당하며 남긴 '라'라는 다잉 메시지를 바탕으로 등장인물 전원의 이름에 '라'가 들어가는 미스터리 구조다. 잔혹함과 귀여움이 공존하며 남녀노소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1인 1담당 체제인 검귤단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한 명에게 부하가 걸리면 지연될 수 있다는 약간의 불안 요소는 있지만, 4명의 팀워크가 워낙 탄탄해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함께 출품된 '히노'와 '디버그 네페미'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나가시마 매니저는 "'히노'는 모든 원화를 볼펜으로 직접 그려 스캔한 독특한 작품으로 어린이부터 고령층까지 연령 제한 없이 즐길 수 있고, '디버그 네페미'는 1인 개발자가 디자인·음악·프로그래밍·시나리오를 전담한 '언더테일' 스타일의 고난도 코어 게임"이라며 "'BIC' 현장에서 두 게임의 한국어 지원 문의를 굉장히 많이 받아 한국어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개된 라인업이 서사 중심 타이틀에 집중된 배경과 토에이 게임즈가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나가시마 매니저는 "영상을 제작하는 회사이다 보니 현재 퍼블리싱 중인 3개 작품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가 살아 숨쉬고, 그 캐릭터의 움직임 속에서 탄탄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작품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됐다"며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깊이 사랑하고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가장 지향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특정 장르에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게임의 내용과 완성도가 우리와 잘 맞는다면 장르를 불문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영상 미디어 기업들의 인디 게임 시장 진출 흐름에 대해 나가시마 매니저는 "과거 영화는 소설이나 만화가 원작인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게임 원작이 영상화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작년 일본에서 '8번 출구'가 영화화돼 크게 히트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게임은 약 2시간 동안 깊게 집중하는 영화 감상과 궤를 같이하는 몰입도 높은 체험형 콘텐츠라 시너지가 크다"라고 짚었다.
토에이 게임즈는 올해 '도쿄 게임쇼(TGS)'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아시아' 출전을 확정 지었으며, 아시아 중심의 행사에 지속적으로 참가할 계획이다. 장기 목표에 대해 나가시마 매니저는 "향후 3년 안에 10개의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이며, 마지막 10번째 타이틀은 퍼블리셔 겸 개발사로서 자체 개발한 완전 오리지널 게임을 내놓고 싶다"며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진지하게 면담에 임하고 확실한 피드백을 주며 라인업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이용자와 개발자들에게 진솔한 파트너십을 약속했다. 나가시마 매니저는 "모회사가 크다 보니 거창한 이미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한 1년 차 부서에 불과하다. 크리에이터들과 만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한계를 솔직하게 전달하며 이에 공감하는 이들과 끈끈하게 연대하고 싶다"며 "부디 우리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한국 이용자 분들과 크리에이터들이 가진 게임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멋진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진심을 토에이 게임즈에 꼭 전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을 맺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