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26일 신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이하 제우스)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복 사냥과 콘텐츠 진행을 대신해주는 AI 모드와 아티산 클래스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게임이다.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시간을 줄이고, 육성에 필요한 콘텐츠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초반은 일반적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인 퀘스트와 신탁을 진행하며 캐릭터를 육성하고, 획득한 장비를 강화하거나 컬렉션에 등록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사냥 중심의 MMORPG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1~2시간 안에 2차 전직까지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육성 과정도 어렵지 않다.
각 캐릭터는 주신이 설정되어 있다. 로그는 사냥과 달의 신 아르테미스, 워리어는 태양과 빛의 신 아폴론, 메이지는 전쟁과 지혜의 신 아테나, 파라곤은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주신이다.
1차 클래스는 워리어, 로그, 메이지, 파라곤으로 나뉜다. 이후 각각 나이트·버서커, 어쌔신·레인저, 엘레멘탈리스트·오라클, 블레스드·아티산 가운데 하나를 골라 2차 전직을 선택하게 된다.
이 중 아티산은 '제우스' 경제 시스템을 대표하는 클래스다. 별도의 전문 제작 탭을 통해 시간 단축 아이템, 캐릭터 슬롯 확장권, 외형 변경권, 사망 페널티 복구 아이템, 영약 등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아티산 스킬 중 스컬 브레이커는 일반 몬스터를 상대로 공격력과 아이템 획득률을 높여준다.
아티산은 버프 아이템은 물론, 외형 변경권이나 캐릭터 슬롯 확장권 같은 편의성 아이템까지 제작할 수 있다.
제작 특화 클래스지만 전투에서 완전히 소외되는 구조는 아니다. '파워 업!'과 '골드 밤!' 등의 스킬로 아군에게 보호막과 공격력 증가 효과를 제공하는 지원 역할도 맡는다. 사냥 속도는 전투 전문 클래스와 비교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직접 플레이해봤을 때 일반 육성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RvR 같은 대규모 전투에서 제작 클래스가 소외되지 않도록 별도의 전투 역할을 부여한 인상을 받았다. 전투에서는 아군을 지원하고, 전투 밖에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경제와 전투 양쪽에 관여하는 셈이다.
경매장에는 아티산과 캐릭터를 공유하는 블레스트의 무기가 가장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저투자, 고효율 육성을 원하는 이용자라면 블레스트를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경제 시스템도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장비와 대량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신탁 관련 콘텐츠는 신탁 47, 경매장은 신탁 60을 클리어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육성 과정으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이지만, 게임 초반부터 경제 콘텐츠에 바로 접근하지는 못하도록 설계됐다. 아티산을 통한 제작·공급 참여까지 고려하면, 경제 시스템에 일정한 진입 장벽을 둔 구조다.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육성하려면 제한된 횟수와 시간을 가진 콘텐츠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신탁, 피톤의 황금 은신처, 오리하르콘 광산, 무한의 탑 등이 대표적이다. 오리하르콘 광산에서는 컬렉션에 필요한 오리하르콘을 얻을 수 있으며, 초반 육성에 필요한 명중·공격력·방어력 등의 능력치를 컬렉션으로 확보할 수 있어 우선순위를 두고 챙길 필요가 있다. 무한의 탑은 층마다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며 보상을 쌓아가는 도전 콘텐츠다.
AI 모드 중 자동 전투 모드를 이용하면 지정한 사냥터에서 반복 사냥을 진행해 경험치와 골드,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다.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버프 물약을 모두 사용한 상태에서, 핵심 스킬 하나만 집중적으로 회피하면 무난하게 쓰러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탐식의 재앙 크리소파고스는 직진 강타 공격 이후 동그란 지역에 강력한 공격을 시도하는 데 이때 회피로 피하는 게 공략의 핵심이다.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재앙의 물결도 있다. 처치 시 육성 재화인 재앙코인을 얻을 수 있지만, 전투력이 부족하거나 참여 인원이 적으면 전투 시작 전에 사망할 수 있다. 모든 콘텐츠를 무조건 소화하기보다 자신의 전투력과 참여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런 콘텐츠 관리에 AI 모드가 유용하다. 기본적으로 하루 12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특정 사냥터에서 반복 사냥을 하는 것은 물론 일정과 시간표를 설정해 여러 콘텐츠를 순서대로 자동 진행할 수 있다.
AI 모드 중 일정 모드는 초반 반드시 플레이해야 하는 필수 콘텐츠들을 알아서 진행해 준다.
일정은 신탁 같은 반복 콘텐츠를 설정한 순서에 따라 처리하는 스케줄러 기능이다. 시간표는 특정 시간에 열리는 보스 공략이나 재앙의 물결 등 참여 여부를 미리 지정하는 기능이다. 신탁 퀘스트, 골드 던전, 오리하르콘 광산, 필드 반복 사냥 등을 원하는 순서로 지정해두면 AI가 알아서 다음 콘텐츠로 넘어간다. 콘텐츠 진행 시간이 예상보다 길거나 짧아도 다음 일정으로 자동 전환되는 점도 편리하다.
이 때문에 AI 모드를 활용하면 '제우스'는 방치형 게임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사냥을 계속 지켜보는 대신, 하루치 콘텐츠를 미리 설정해두고 이용자는 장비 강화나 컬렉션 등록 등 육성 판단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멤버십 가입 시 AI 모드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플레이 방식과 맞닿아 있다.
다양한 육성 콘텐츠는 강화, 분해 등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은 재화를 재투자하는 순환 방식으로 구성돼 실패 시의 리스크를 줄여준다.
다만 모든 플레이를 AI에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콘텐츠를 우선할지, 장비를 강화할지 컬렉션에 등록할지, 제한된 콘텐츠 기회를 어디에 쓸지는 이용자가 직접 판단해야 한다. '제우스'의 AI 모드는 게임을 대신 플레이하는 기능이라기보다, 반복 사냥과 파밍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여주는 역할에 가깝다.
육성 중 획득한 장비는 성장 시스템과도 연결된다. 강화에 실패한 장비는 다시 성장 재료로 활용할 수 있어, 실패가 그대로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강화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초반 이벤트로 제공되는 강화 주문서를 모두 소모하면 이후에는 골드를 써야 한다. 초반에는 무리하게 강화에 투자하기보다 기본 능력치를 빠르게 올리는 수준으로 운용하는 편이 효율적이었다.
신화에서 신들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위쪽)과 운명을 관장하는 세 자매(모이라이)가 NPC로 등장한다. 단, 세 자매를 뜻하는 모이라이는 운명의 실을 잣는 클로서의 이름으로 등장해 신화의 내용을 간추렸거나, 스토리에 맞는 해석을 도입한 것으로 느껴졌다.
이처럼 '제우스'의 대부분 플레이는 에테리온, 교단, 신과를 비롯한 다양한 육성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콘텐츠를 통해 얻은 장비와 재화가 다시 캐릭터 성장으로 이어지고, 성장한 캐릭터로 더 높은 단계의 콘텐츠에 도전하는 선순환 구조다. 실패한 플레이조차 다른 성장 요소로 환원되는 만큼 육성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제우스'는 경쟁보다 육성에 초점을 맞춘 단계다. 경쟁·도전 콘텐츠를 묶은 오디세이아는 9월 2일 길드 레이드를 시작으로, 9월 9일 콜로세움, 10월 21일 시련의 전장, 10월 28일 아카디아 제전이 순차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PvP 콘텐츠가 열렸을 때 지금의 육성 과정이 실제 경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