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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인재 키우기 나섰다…하반기 인재 양성 프로그램 '풍성'

김형근 기자

2025-11-25 17:54

넥슨의 '넥토리얼' 설명회에 많은 취업자들이 몰렸다(제공=넥슨).
넥슨의 '넥토리얼' 설명회에 많은 취업자들이 몰렸다(제공=넥슨).
2025년 하반기, 국내 게임업계의 채용 기상도는 외부 인재를 비싼 값에 데려오는 '영입 경쟁'에서 원석을 직접 찾아 갈고 닦는 '육성 경쟁'으로 급격히 기류가 바뀌었다.

만성적인 개발자 구인난과 치솟는 인건비, 그리고 나날이 고도화되는 기술 격차 속에서 주요 게임사들은 저마다의 생존 전략을 담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는 게임업계가 더 이상 보편적인 스펙을 갖춘 인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의 현재 상황과 미래 전략에 딱 맞는 '맞춤형 인재'를 직접 길러내는 방식으로 생존 방정식을 다시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넥슨은 2025년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을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와 '조직 적합성'을 전략으로 한 인재 확보에 나섰다. 교육 기간에도 정규직과 동일한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넥슨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6개월 동안 넥슨 고유의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와 조직 문화를 집중적으로 주입했다.

이는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이직자보다, 처음부터 '넥슨의 DNA'를 장착하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로열티 높은 인재가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과를 낸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엔씨 역시 기술 특화 인재를 뽑고자 했다(제공=엔씨소프트).
엔씨 역시 기술 특화 인재를 뽑고자 했다(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도 최근 진행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단순한 게임 개발자가 아닌 '공학적 베이스가 탄탄한 인재'를 찾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번 채용은 게임 개발과 AI 직군에 집중됐는데, 엔씨소프트는 지원자들에게 자사의 거대언어 모델인 '바르코(VARCO)' 등 최신 AI 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 게임 파이프라인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는 엔씨가 지향하는 기술 R&D 중심의 회사 방향성에 맞춰, 당장의 코딩 실력보다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응용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을 최우선 순위로 두었음을 시사한다.

크래프톤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정글' 10기를 운영하며 합숙 교육을 진행했다. 이 과정은 주입식 강의를 배제하고,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창한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유행을 타는 특정 개발 툴 사용법보다는 전산학 기초 지식과 끈질긴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야생형 엔지니어'를 길러내,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탄탄한 개발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2026년에는 AI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재를 찾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스마일게이트는 프로토타이핑 챌린지로 창작 생태계 조성에 힘을 들였다(출처=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사이트 캡처).
스마일게이트는 프로토타이핑 챌린지로 창작 생태계 조성에 힘을 들였다(출처=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사이트 캡처).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스마일게이트 멤버십(SGM)' 인디 부문 17기와 '인디게임 프로토타이핑 챌린지'를 잇달아 운영하며 창작 생태계 조성에 앞장섰다. 이 중 '프로토타이핑 챌린지'는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를 실제 구동 가능한 게임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대형 MMORPG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시장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창작자들을 육성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IP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핀셋'처럼 골라 키우는 사례도 주목받았다. 컴투스는 여름 동안 'QA(품질관리) 캠퍼스' 8기를 운영했다. 게임 서비스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QA 직무는 그 중요성에 비해 전문적인 교육 기관을 찾기 힘든 만큼 컴투스는 실제 라이브 중인 게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스트 설계와 버그 트래킹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는 채용 후 별도의 교육 없이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을 확보하여, 실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실리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QA 전문가를 집중 육성한 컴투스의 'QA 캠퍼스'(제공=컴투스).
QA 전문가를 집중 육성한 컴투스의 'QA 캠퍼스'(제공=컴투스).
이처럼 2025년 게임 업계의 채용 트렌드는 '누구나 탐내는 인재'에서 '우리에게 맞는 인재'로의 전환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맞춤형 육성' 기조는 다가오는 2026년에도 이어져, 기업의 색깔을 입힌 인재들이 K-게임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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