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는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을 서비스하는 웹젠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5800만 원을 부과했다.
이 중 '세트 보물 뽑기권'으로 얻을 수 있는 '레전드 장신구 세트석 패키지'는 게임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신구에 세트 효과를 부여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다 역시 '축제룰렛 뽑기권'으로 얻을 수 있는 '해방의 수정'은 게임 캐릭터가 사용하는 장비 아이템에 원소해방 효과를 부여하기 위해, '지룡의 보물 뽑기권'으로 얻을 수 있는 '레전드 등급 탈 것 각성석'은 게임 캐릭터가 탑승하는 '레전드 등급 탈 것'의 전투력 향상 효과를 강화시키는 데 각각 필요한 재료 아이템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웹젠은 해당 아이템들에 대해 이용자가 최소 51회에서 최대 150회까지 뽑기를 진행하기 전에는 희귀 구성품을 획득할 수 없도록 획득 확률을 0%로 설정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기만적인 행태를 보인 아이템은 '세트 보물 뽑기권'이다. 웹젠은 이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운영 도중 한 차례 변경해 재공지했음에도, 여전히 '바닥 시스템'의 존재는 숨긴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웹젠은 캐릭터 레벨 400 이하 이용자에게 희귀 아이템인 '레전드 장신구 세트석 패키지' 획득 확률을 0.88%로, 레벨 401 이상 이용자에게는 0.72%로 알렸다. 이후 확률을 수정하여 레벨 400 이하 0.286%, 레벨 401 이상 0.25%로 변경 고지했지만 두 기간 모두 실제로는 레벨 400 이하 이용자가 99회, 레벨 401 이상 이용자가 149회를 뽑을 때까지 획득 확률은 '0%'였다.
웹젠은 수치만 바꿨을 뿐, "일정 횟수 전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정보는 끝까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다.
다른 아이템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축제룰렛 뽑기권'의 경우 이용자가 50회를 구매할 때까지 희귀 아이템 '해방의 수정'을 얻을 확률은 0%였다. 그러나 웹젠은 1회차부터 1.16%의 확률로 획득 가능한 것처럼 안내했다.
'지룡의 보물 뽑기권' 역시 69회까지는 '레전드 등급 탈 것 각성석' 획득 확률이 0%였으나, 웹젠은 0.50%의 확률이 적용되는 것처럼 속였다. 이에 소비자들은 69번의 뽑기를 진행하는 동안 당첨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이템을 구매해야 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웹젠에 대해 전례 없는 엄중한 제재를 내렸다. 앞서 확률 조작 논란이 있었던 그라비티, 위메이드 등 다른 게임사들에게 과태료 250만 원 수준의 처분이 내려진 것과 달리, 웹젠에는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1억 58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는 웹젠의 소극적인 소비자 피해보상 대책 때문이다. 공정위 측은 "웹젠이 법 위반 사실을 시정하고 일부 보상 조치를 실시했으나, 전체 피해 이용자 2만 226명 중 보상을 받은 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한 860명(4.25%)이었다"며 소비자 피해가 사실상 거의 회복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웹젠에 대해 향후 금지명령뿐만 아니라,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보고하라는 시정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게임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소비자 기만 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재는 피해 구제 노력이 부족할 경우 제재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함이다. 단순히 법 위반을 시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사가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 보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수준을 넘어 영업정지에 준하는 강력한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시장에 경고한 것.
공정위는 "앞으로도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두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 감시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법 위반 확인 시 엄정 제재는 물론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 집행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웹젠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후속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알렸다.
웹젠 측은 "고객들에게 불편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본 건에 대한 환불 접수는 공식커뮤니티에서 여전히 계속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고 신청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의 결정과 권고를 받아들여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