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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날아오른 '붉은사막'과 위메이드 매각…상반기 게임업계 주요 이슈

서삼광 기자

2026-07-07 17:25

올해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는 어느 때보다 굵직한 변화가 쏟아졌다. 국산 대작(AAA) 패키지 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한 '붉은사막'의 글로벌 흥행부터 위메이드 최대주주 지분 매각, 넥슨의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체제 출범, 정부 소버린 AI 프로젝트를 계기로 재조명된 게임사의 AI 경쟁력, 엔씨의 체질 개선까지 산업 전반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잇따랐다.

■ 위메이드, 중국 자본에 안기다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제공=위메이드).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제공=위메이드).
상반기 가장 큰 기업 이슈는 위메이드 최대주주인 박관호 의장의 지분 매각이었다. 박 의장은 보유 지분 전량(39.33%)을 중국계 투자 플랫폼 '네오펄스'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6월30일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9200억 원으로, 계약금 10%는 이미 지급됐고, 잔금 90%는 10월30일 치러질 예정이다. 잔금 지급과 임시주주총회 등 절차를 마치면 위메이드의 경영권은 정식으로 네오펄스에 넘어간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네오펄스는 홍콩 소재 투자운용사 솅송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100% 보유한 법인으로,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IT·게임 기업과의 관계가 투자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내 대표 게임사의 경영권이 중국 자본으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고, 위메이드는 미르 IP의 중국 시장 확대와 AI 기반 게임 개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인수자인 네오펄스가 지난해 10월에야 설립된 신생 법인이란 점, 중국계 자본과의 거래라는 점 등을 이유로 거래가 성사될지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 세계 시장 사로잡은 '붉은사막'…국산 패키지 대작게임 새 역사 써
(제공=펄어비스).
(제공=펄어비스).
상반기 글로벌 패키지 게임시장에서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활약했다. 지난 3월20일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출시 83일 만인 6월11일 누적 판매량 600만 장을 돌파하며 국내 패키지 게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출시 첫날 200만 장, 한 달이 채 되기 전 500만 장을 기록한 데 이은 성과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MMORPG를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붉은사막'까지 잇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며 콘솔·패키지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붉은사막'은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콘텐츠 개선과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 평가를 끌어올리며 장기 흥행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으로 규모를 키워온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풀프라이스 패키지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 넥슨,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체제 출범
넥슨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넥슨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넥슨은 지난 2월2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회장(Executive Chairman)직을 신설하고 패트릭 쇠더룬드를 선임했다. '아크 레이더스'를 성공시킨 엠바크 스튜디오의 창업자이자 CEO인 쇠더룬드 회장은 글로벌 개발 경쟁력 강화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시도 중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3월 31일 열린 캐피털 마켓 브리핑(CMB)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전면 재점검하고, 사업성이 검증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사업 확대가 과제로 떠오른 만큼 경영 효율 중심에 초점이 맞춰진 변화가 시작됐다. 실제로 회장직 신설 이후 초창기 게임 서비스의 게임 서비스 종료가 결정된 바 있다.

■ 소버린 AI 경쟁 속 부각된 게임업계의 기술 경쟁력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한 배경훈 부총리.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한 배경훈 부총리.
올해 정부가 추진한 소버린 AI(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게임업계의 AI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선정된 5개 정예 컨소시엄 중 NC AI와 네이버클라우드가 1월 1차 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반면, 크래프톤은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핵심 참여사로서 LG AI연구원·업스테이지와 함께 2차 단계에 진출했다.

크래프톤은 이를 두고 "2단계 진출은 영광"이라며, 앞으로 멀티모달 영역까지 모델을 확장해 정예팀과 함께 국내 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해 'AI 퍼스트' 전략을 선언하고 GPU 클러스터 구축에 1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자체 AI 에이전트 '키라'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등 전사적인 AI 인프라 확충에 나선 바 있다.

한편 NC AI는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이후 피지컬 AI 분야로 방향을 확장해 2월 삼성SDS·레인보우로보틱스 등 53개 기관이 참여하는 'K-피지컬AI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 사명 바꾼 엔씨, 체질 개선 속도 높였다…하반기 시험대
(출처='아스트라에 오라티오' 공식 X(구 트위터)).
(출처='아스트라에 오라티오' 공식 X(구 트위터)).
엔씨는 상반기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사명을 기존의 엔씨소프트에서 엔씨(NC)로 바꾸고 조직 개편과 개발 문화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 1월 서브컬처 개발사 디나미스 원에 투자해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구 '프로젝트 AT')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 4월 말 티저 사이트를 공개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냈다.

오랜 기간 '리니지' IP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했던 엔씨는 최근 장르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가 변화의 시작이었다면 하반기는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시기다. 시장에서는 신작 성과와 체질 개선 효과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M&A와 투자 경쟁… 중견기업 재편 본격화
(제공=카카오게임즈).
(제공=카카오게임즈).
올해 상반기 게임업계에서는 인수·합병과 전략적 투자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위메이드 지분 매각을 비롯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기업 넥써쓰의 원스토어 인수(6월, 지분 89.03%·약 626억 원)가 대표적이다. 넥써쓰는 원스토어를 웹3 게임 유통 채널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외 주요 게임사의 스튜디오 투자와 글로벌 협업 확대 등 산업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과거 게임업계의 경쟁이 신작 출시와 흥행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플랫폼과 IP, 개발 조직,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는 흥행과 투자, 경영 혁신, AI, 체질 개선이 동시에 진행된 변곡점이었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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