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은 31일 일본 도쿄 시부야 스트림에서 '캐피탈 마케팅 브리핑(CMB) 2026'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새로운 리더십 체제 아래 회사의 구조 개편과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쇠더룬드 회장이 첫 발표자로 나서 경영 방향성을 설명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넥슨은 견조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매출 4750억 엔, 영업이익 1240억 엔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8년 연속 1000억 엔 이상의 영업 현금흐름을 유지했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는 22년 역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 성장했고,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15일 만에 14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역대 최대 흥행 성과를 냈다.
다만 쇠더룬드 회장은 현재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시장은 넥슨이 가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며, 과도한 프로젝트 동시 진행, 개발 비용 증가, 신작 출시 지연, 의사결정 속도 저하 등을 주요 문제로 지목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부진에 대해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불거진 '메이플 키우기' 이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딩 오류가 수정되고도 경영진 보고 및 이용자 공지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하며 "운영 구조의 실패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최고위험책임자(CRO) 신설, 이중 보고 체계 도입, 이사회 감독 강화 등 구조적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4년 제시했던 2027년 실적 목표 달성이 당초 일정대로는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신작 출시 지연과 비용 증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구조적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근거 없는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이미 확보된 성장 기반을 증명하겠다"며 8000억 엔 규모의 현금과 안정적인 현금흐름, 지속적인 주주환원 실적을 근거로 제시했다.

개발 문화 혁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엠바크 스튜디오의 사례를 언급하며,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 성과를 낸 배경으로 효율적인 프로세스와 도구 활용을 꼽았다. 다만 이를 일괄 적용하기보다 각 조직이 스스로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구체화했다.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 매출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에 집중된 구조를 언급하며 "강력한 기반이지만 동시에 한계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크 레이더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콘텐츠 역량을 입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예고했다. 게임 또는 포트폴리오 확보 여부, 장기 커뮤니티 형성 가능성, 핵심 인력 유지, 수익성 요건 충족 등 네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에만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발표 말미에서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의 본질적 경쟁력으로 '커뮤니티'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LA 다저스, 보스턴 셀틱스를 수익성 높은 브랜드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커뮤니티이며 강력한 팬덤이 기업 가치를 만든다"며 "넥슨 역시 수십 년간 지속된 커뮤니티를 보유한 몇 안 되는 게임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는 게임 내 세계를 더욱 확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제품의 일부로 만들겠다"며 "모든 투자와 포트폴리오 결정은 '이것이 이용자의 평생 열정이 될 수 있는가'라는 기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쇠더룬드 회장은 "나는 변두리를 다듬기 위해 이 자리를 맡은 것이 아니다"라며 "넥슨은 이미 프랜차이즈, 이용자, 인재, 그리고 8,000억 엔의 현금을 갖춘 기업이며, 이제 필요한 것은 빠른 실행과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넥슨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임 회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쿄)=게임기자클럽 공동취재단/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