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쿄게임쇼(TGS)에는 중국 주요 게임사들의 부재가 두드러진 가운데 한국 게임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졌다. 지난해까지 대형 부스를 꾸렸던 중국 게임사들이 대거 빠진 자리를 한국을 비롯한 해외 업체들이 채우면서 한국 참가사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TGS에 따르면 올해 한국 참가사는 총 127개사로 지난해 약 50개사에서 2.5배가량 증가했으며, 이는 일본에 이어 국가별 참가 규모 2위다. 넥슨, 넷마블, 엔씨,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신작을 선보였다. 일부 부스에서는 게임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이 2시간 이상 줄을 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반면 중국 게임사들의 참가 규모는 크게 줄었다. 내년 TGS에서 인지도 확보에 나섰던 텐센트, 넷이즈, 호요버스 등 주요 중국 게임사들이 올해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 참가사 역시 지난해 112곳에서 올해 72곳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넥슨 '파레이돌리아' 부스 체험존.
중국 게임사들의 참가 감소 배경으로는 최근 악화된 중일 관계가 지목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올해까지 지속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일본에서 열리는 대형 게임 행사 참가를 부담스러워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TGS 비즈니스 데이 마지막 날인 18일이 중국에서 '9·18 사변'으로 불리는 만주사변이 발생한 날이다. 1931년 일본 관동군의 만주 침략으로 시작된 만주사변은 중국에서 일본의 침략 역사를 상징하는 날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일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9월18일이라는 상징적인 날짜까지 겹친 만큼, 중국 정부가 TGS 참여를 막은 것으로 들었다. 대형 업체들은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사들의 일본행이 주춤한 것과 달리 한국 시장을 향한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6에는 호요버스, 넷이즈 조커 스튜디오, 빌리빌리, 센추리게임즈 등 중국 게임사들이 주요 참가사로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TGS 참여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대안으로 지스타를 찾고 있으며 올해 대형 업체들의 참여가 늘어난 이유"라고 말했다.
넷마블 '펄인블루' 부스 전경.
한국은 중국 게임업체들에게도 중요한 해외 시장으로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게임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2%로,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시장으로 꼽힌다.
TGS에서는 중국 게임사들이 빠진 자리를 한국 업체들이 채우며 존재감을 키운 반면, 두 달 뒤 열리는 지스타에서는 중국 게임사들이 주요 참가사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양국 게임 전시회에서 나타난 참가 구도의 차이가 한중일 게임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