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아만전사 카르고 22화

2019-07-15 11:20
테라-아만전사 카르고 22화
[데일리게임]
“요는 큰 것 한 방이지. 자잘한 것 몇 방 날려 봐야 답답하기만 할 뿐이라고.”

동료 하이엘프들과 몬스터 사냥을 나설 때에도 그녀는 오로지 큰 것 한 방만을 고집했다.

사실 그것은 마법사에게 금기사항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전방의 전사가 마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마법 공격을 가하는 것은 마법사에겐 상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무시하고 공격을 가하면 몬스터의 역공을 받아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리카는 큰 것 한 방을 선호했다. 캐스팅을 오래 하는 한이 있어도 강력한 화계 마법을 만들어서 날려 보냈다.

엄청난 데미지를 입은 몬스터가 분노한 것은 불문가지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몬스터는 맞붙어 싸우던 전사를 내버려 두고 셀리카를 쫓아왔다.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는 셀리카의 뒤를 피투성이가 된 몬스터가 뒤쫓고 그 뒤를 전사들이 칼을 휘두르며 달려가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궁수들의 집중 사격으로 간신히 몬스터를 죽인 뒤 전사가 셀리카에게 엄중히 경고했다.

“앞으로는 적절한 위력의 마법을 사용하도록 해. 지금처럼 행동하면 더 이상 너를 동료로 삼을 수 없어.”

그러나 셀리카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때문에 앞서와 같은 진풍경이 거듭해서 연출되었다. 결국 전사는 지칠 대로 지쳐 셀리카와 결별을 선언했다.

“더 이상 너와 함께할 수 없어. 너와 함께 사냥하다 보면 피가 마를 지경이야.”

파티에서 내쫓긴 셀리카는 홀로 필드를 돌아다녔다. 그녀가 노린 사냥감은 큰 것 한 방으로 죽일 수 있는 몬스터였다. 가끔가다 일격에 죽지 않은 몬스터에게 쫓겨 다니는 경우도 있었지만 흔치는 않았다.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단 한 방에 숯덩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죽은 몬스터로부터 흘러나오는 신력을 독차지한 덕분에 셀리카의 실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자 셀리카는 필드에 돌아다니는 어지간한 소형 몬스터는 한 방으로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실력자가 되어 버렸다.

소문이 퍼지자 차츰 셀리카를 스카우트하려는 파티가 생겨났다. 막강한 화력을 지닌 실력 있는 마법사는 파티사냥에 크나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셀리카는 파티에 가입해 혼자서는 잡을 수 없는 중대형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큰 것 한 방만을 고집하는 그녀의 성품은 변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녀는 끊임없이 전사들로부터 원성을 들어야 했다. 단 한 방에 엄청난 타격을 받은 몬스터가 전사를 본체만체하고 셀리카를 집요하게 추격했기 때문이다.

그 탓에 셀리카의 생존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마법을 한 방 날리고 나면 블링크(공간전이) 등등의 마법을 이용해서 몬스터로부터 도망치는 데 능숙해졌다. 이후 셀리카에게는 이런 별명이 붙었다.

전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법사.

셀리카가 있으면 굳이 실력 있는 전사가 필요가 없다. 셀리카가 큰 것 한 방을 날리고 도망치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몬스터가 죽자고 뒤쫓는다. 동료 마법사와 궁수들이 계속 공격을 가해도 돌아보지 않았다. 마치 철천지원수인 양 셀리카만 쫓아다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해 본 셀리카는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 결국 수없이 마법 공격을 얻어맞고 전신에 화살을 꽃아 넣은 몬스터가 체력이 다해 쓰러져 버린다. 그 때문에 셀리카에겐 폭염의 마녀와 함께 전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법사라는 기괴한 별명까지 붙어 버렸다.

그런 셀리카의 귀로 카르고의 소문이 흘러 들어간 것은 필연이었다.

“그렇게 몬스터를 잘 붙잡는다고? 흠…… 그렇다면 한번 시험해 봐야겠군.”

이미 그녀는 명성이 자자한 전사 몇 명을 시험해 본 적이 있다. 소문난 전사의 파티에 가입해서 능력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그러나 예외는 없었다. 그녀가 고서클의 마법을 작렬시킬 경우 몬스터는 맞붙어 싸우던 전사를 미련 없이 내팽개치고 셀리카를 쫓아왔다.

그것은 제아무리 명성이 자자한 전사라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셀리카는 유명한 전사들로부터 배척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런 셀리카가 카르고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레나르로 찾아와서 카르고의 파티에 가입신청을 했다. 물론 카르고는 아무나 동료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셀리카는 카르고의 자존심을 최대한 자극해서 승낙을 받아 냈다.

“흥! 지금까지 내 마법 공격을 받고 날 쫓지 않는 몬스터는 없었어요. 내기를 걸어도 좋아요. 만약 몬스터가 날 쫓아오지 않도록 붙잡을 수 있다면 원하시는 것은 뭐든지 해 드리겠어요.”

“좋다. 네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한번 보기로 하지.”

그리하여 셀리카는 카르고의 파티원이 되어 필드로 사냥을 나갔다. 그러나 그녀의 자부심은 첫 번째 사냥감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맥없이 무너져 버렸다.

몬스터를 보자 카르고가 머뭇거림 없이 달려 나갔다. 그가 몬스터와 바짝 붙어 치고받는 모습을 보던 셀리카가 캐스팅을 했다. 파괴력이 뛰어난 고서클 마법인 플레임 스트라이크였고 오랫동안 주문을 외웠기에 위력이 상상을 불허할 터였다.

“호호호. 어디 일그러진 얼굴을 한번 볼까나?”

좌표를 설정해 마법을 날려 보낸 셀리카가 즉각 도망칠 준비를 했다. 한 대 얻어맞은 몬스터가 자신을 뒤쫓아 올 것을 확신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은 여지없이 어긋나 버렸다.

콰콰콰쾅!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등판에 작렬하며 사방으로 불똥이 튀었다. 등가죽이 녹아 등뼈가 드러날 정도로 강력한 타격이었다. 그러나 몬스터는 셀리카를 쫓아오지 않았다. 아니, 돌아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정확한 판단이었다.

마법이 작렬하는 순간 카르고가 특유의 몰아치기로 몬스터를 사정없이 밀어붙였다. 연거푸 타격을 받고 밀려난 몬스터는 셀리카를 쫓아가기는커녕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셀리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다시 해 봐요.”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제아무리 강력한 마법 공격을 날렸어도 그녀는 몬스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카르고는 셀리카의 마법이 작렬하는 순간 공격의 강도를 부쩍 높였고 몬스터의 관심이 돌아갈 여지를 주지 않았다.

다섯 마리의 사냥감을 잡았지만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자 결국 셀리카가 백기를 들어 올렸다.

“졌어요. 마음대로 하세요. 원하신다면 절 잡아먹어도 좋아요.”

그러나 카르고의 요구는 엉뚱했다.

“너와 내기를 하느라 갑옷에 흠집이 많이 났다. 칼리아스의 블레이드도 이가 많이 나갔어. 파티원들과 함께 사냥하면서 수리비를 갚아야 한다.”

“도, 돈이 필요하면 드릴게요. 저 돈 많아요.”

“돈은 필요 없다. 몸으로 때워.”

결국 그렇게 해서 셀리카는 카르고의 파티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세실리아에게도 내기에서 지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신기한 것은 세 사람의 태도였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실력자들이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사냥만으로도 충분히 카르고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갑옷과 무기 수선료를 충분히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파티에서 나가지 않았다. 카르고의 카리스마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냥 눌러앉아 버린 것이다.

“전리품 분배는 철저히 머릿수대로 한다. 개개인의 실력이나 사냥에 대한 기여도 따윈 무시한다. 그리고 도전은 언제든지 받아 준다. 언제든지 자신이 생기면 도전하라.”

던필드와 라프라스는 카르고에게 도전하기 위해 눌러앉았다. 벌이 역시 예전의 동료들과 사냥 다닐 때보다 월등히 쏠쏠해졌으니 떠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이 합류함으로써 더욱 막강해진 카르고의 파티는 돈벌이가 되는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던전을 통째로 휩쓸고 다녔다. 카르고가 앞장서면 제아무리 강력한 몬스터도 두렵지 않았다. 자연히 파티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밖에 없었다.

셀리카는 카르고의 능력에 반해 눌러앉은 경우였다. 카르고가 몬스터를 붙잡고 있으면 그녀는 마법 공격을 마음껏 가할 수 있다. 몬스터에게 제아무리 강력한 마법을 작렬시키더라도 셀리카를 돌아보지 않았다.

사실 카르고 정도의 능력을 지닌 전사는 대륙 전체를 뒤져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었다.

‘예전처럼 마법 공격을 한 번 가하고 줄행랑치는 것은 정말 지긋지긋해. 카르고의 곁에 거머리처럼 붙어 있을 거야.’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마음껏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카르고의 파티가 그녀에겐 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 셋의 합류로 인해 일곱으로 불어난 카르고의 파티에 여덟 번째 멤버가 생긴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화아, 정말 대단해. 두카 네가 이렇게 멋있게 변하다니…….”

초롱초롱한 눈빛을 빛내는 귀여운 용모의 소녀는 두카와 키가 비슷했다. 큰 눈에 오뚝한 코, 조그마한 입술은 보기만 해도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았다. 게다가 머리 위로는 토끼처럼 생긴 귀가 불쑥 치솟아 있었다.

그녀는 바로 포포리족의 여성체인 엘린이었다. 그녀는 두카의 소개로 불과 얼마 전 카르고의 파티에 가입했다. 흔하지 않은 정령사로서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지만 두카가 집요하게 카르고를 따라다니며 조른 끝에 막강한 파티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친구로서 부탁해. 그녀에게 내 멋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게 도와줘.”

카르고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자격이 되지 않으면 동료로 받아들이지 않아.”

“내가 그녀의 몫까지 열심히 할게. 아로나는 내 몸에 털이 나기 전부터 짝사랑해 온 아이야. 제발 부탁이야.”

무려 일주일 동안 달라붙어 끈질기게 조른 끝에 카르고로부터 항복 선언을 받아 낸 두카였다. 그야말로 집념의 포포리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끈기였다.

그렇게 해서 엘린 정령사인 아로나는 카르고의 파티에 끼게 되었다.

포포리족은 여성체와 남성체의 비율이 극도로 편향되어 있다. 남성체가 열 명이라면 여성체인 엘린은 기껏해야 둘이나 셋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부분의 포포리 남성들은 죽을 때까지 짝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같은 종족 특성 때문인지 포포리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눈에 불을 켜고 평생을 함께할 반려를 찾아다닌다. 다른 경쟁자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만 짝을 구할 수 있지만 반려가 될 엘린의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포포리들은 헛물을 켤 수밖에 없다.

두카 역시 철이 들 때부터 엘린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는 네 살 연하인 아로나를 자신의 반려로 정하고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구해 주었고 호감을 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로나는 엘린들 중에서도 예쁘기로 소문난 아가씨였다. 두카 말고도 그녀를 점찍은 포포리는 많고도 많았다. 두카는 무려 스물세 명이나 되는 구혼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게다가 애석하게도 두카의 능력은 구혼자들 중에서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었다. 경쟁자들 중에는 두카보다 힘이 세고 강한 포포리가 즐비했다.

아로나의 마음이 자신이 아닌 다른 구혼자들에게 기운 것을 확인한 두카는 실의에 빠졌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포기가 아니었다.

“좋다. 그렇다면 모험가의 길을 걷겠다. 필드에서 실력을 키워 그녀에게 당당히 구애할 거야.”

두카는 모험가가 되기 위해 활 하나 달랑 둘러메고 마을을 떠났다. 그러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카르고의 파티에 들어온 것이다.

카르고와 함께 필드를 누비며 쟁쟁한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해 가던 두카, 그러나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아로나의 모습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충분히 실력을 키우고 나서 고향으로 돌아가 아로나에게 청혼할 생각에 두카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모험가의 길을 걷던 두카는 레나르에서 우연히 아로나와 마주쳤다. 포포리들의 끈질긴 구애에 염증을 느낀 아로나가 모험가가 되기 위해 고향 마을을 떠나온 것이다.

그녀의 직업은 정령사. 소환한 정령과 각종 저주 마법을 사용해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정령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모험가를 꿈꾸며 레나르에 도착했던 아로나는 크나큰 벽에 가로막힌다. 그것은 초보 모험가들이 흔히 맞닥뜨리는 관문이다.

고향 마을에서는 여왕으로 군림했던 아로나였다. 하지만 필드로 나서면 자신의 몫도 해내지 못하는 풋내기 모험가에 불과했다. 불행히도 모험가들 중에서 그녀의 진가를 인정해 주는 동료들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인간 모험가들도 귀엽고 깜찍한 아로나의 외모에 반해 동료로 받아들여 주었다. 그러나 실력이 변변찮은 데다 수많은 포포리로부터 구애를 받아 온 탓에 아로나의 콧대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자연히 동료 모험가들의 반감을 살 수밖에 없었다.

“젠장. 실력도 허접한 꼬마 계집애가 왜 이렇게 거만해?”

“실력이 허접하면 고분고분하기라도 해야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냥 내쫓아 버리자.”

그리하여 아로나는 지금껏 여러 번 파티에서 내쫓기는 수모를 겪었다. 서러움에 겨워 눈물을 펑펑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향 마을로 돌아가서 구혼자 중 한 명과 결혼하여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쉽사리 고향 마을로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이미 그녀는 스릴 넘치는 모험가의 삶에 깊이 중독된 상태였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키워야 해. 그래서 당당히 파티의 일원으로 인정받겠어.’

입술을 악문 아로나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받아 줄 파티를 찾아다녔다. 동료로 인정받기 위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자존심도 모조리 꺾어 버렸다. 세실리아와 포르나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좀처럼 몸담을 파티를 찾을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선택한 직업, 정령사의 특성 때문이었다.

정령사란 정령을 소환해서 몬스터에 붙이고 각종 저주를 걸어 체력을 깎아 먹는 방식으로 사냥하는 직업이다. 저주의 특성상 몬스터를 사냥하는 속도가 극도로 느릴 수밖에 없다.

저주가 걸릴 경우 대상 몬스터는 반사 신경이 느려지고 몸이 무거워진다. 상처의 재생 속도도 현저히 감소되고 공격 속도도 줄어든다. 그러나 저주만으로는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가 없다. 보조적인 수단은 될 수 있어도 직접적인 타격은 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소환한 정령의 공격력도 그다지 보잘 것 없었다. 그렇다고 정령이 판금갑옷을 입은 전사처럼 몬스터를 붙잡고 있을 정도로 튼튼하지도 않았다.

그녀를 동료로 받아 줄 만한 파티는 고작해야 소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풋내기 모험가들뿐이었다. 하지만 소형 몬스터들은 보통 단독으로 다니지 않고 떼를 지어 다니는 경향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로나가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다. 파티가 필드로 나가면 보통 대여섯 마리의 소형 몬스터들이 공격해 온다. 그중 한 마리에 저주를 걸어 봐야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겠는가?

그녀의 저주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오로지 한 마리의 몬스터만을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를 동료로 받아 주는 파티의 능력은 중형 몬스터 한 마리조차 제대로 사냥하기 버거웠다.

“젠장. 그것을 공격이라고 했나? 놀아도 그것보다는 낫겠다.”

“그럴 거면 집어치워.”

김정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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