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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에는 실패가 없다"…신작 출시 앞둔 '위처3' 핵심 개발진이 던진 한 마디

김형근 기자

2026-07-08 17:50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의 개발자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의 개발자 인터뷰가 진행됐다
'위처3 ' 핵심 개발진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스튜디오 레벨 울브즈가 첫 작품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이하 던워커)'를 준비하고 있다.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계를 무대로 한 이 작품은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주어진 30일의 시간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오픈월드 RPG다. 한 번의 플레이로 모든 콘텐츠를 경험할 수 없도록 설계한 대신, 이용자마다 서로 다른 선택과 결과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이 개발진의 목표다.

야쿠프 샤말렉 내러티브 디렉터 겸 메인 작가는 "이용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30일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RPG"라고 게임의 특징을 소개했다.
'던워커'의 핵심은 30일의 시간 시스템이다.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면 주인공 코엔에게는 가족을 구하기 위한 30일의 낮과 밤이 주어지며, 대부분의 행동은 시간을 소비한다. 모든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한 번의 플레이에서 모두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용자는 누구를 도울지, 어떤 사건에 개입할지, 무엇을 포기할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그 선택이 이후 이야기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샤말렉 디렉터는 이러한 구조를 도입한 이유로 기존 오픈월드 RPG의 긴장감 부족을 꼽았다. 그는 "중요한 임무를 맡더라도 게임 속 세계는 이용자를 기다린다"며 "결국 스토리에서 느껴야 할 긴장감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 퀘스트를 끝낸 뒤 갑자기 여덟 시간이 지나가는 방식은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며 "이용자가 직접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는 것이 중요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시간 시스템은 비선형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던워커'는 일반적인 RPG처럼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프롤로그 이후 이용자에게 주어지는 궁극적인 목표는 성으로 향해 뱀파이어 군주 브랜시스와 맞서는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누구를 구하고, 어떤 사건을 해결하며, 어느 세력에 개입할지는 모두 이용자의 선택에 맡겨진다.
특히 주민 구출에 실패하거나 이를 외면해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며, 대부분의 NPC가 죽은 상황에서도 게임은 진행된다. 샤말렉 디렉터는 "게임에는 실패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택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며 "이용자가 원하는 순서대로 퀘스트를 해결하고 인간으로 접근할지, 뱀파이어의 힘을 사용할지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하지 못한 순서로 퀘스트를 진행했을 때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며 이러한 설계를 '내러티브 샌드박스'라고 소개했다.

이용자의 선택은 주인공 코엔의 성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인간과 뱀파이어의 피를 함께 지닌 코엔은 피를 마실수록 강력한 능력을 얻지만 동시에 인간성을 잃어간다.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흡혈 충동이 발생해 가까운 사람의 피를 강제로 빨아들이기도 하며, 처음에는 충격을 받지만 같은 일이 반복될수록 점차 무감각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샤말렉 디렉터는 "뱀파이어의 힘은 매력적이지만 그만큼의 대가도 치러야 하는 만큼 얼마나 어둠을 받아들일지는 이용자가 직접 결정하도록 만들고 싶었다"며 "다른 뱀파이어를 쓰러뜨리며 받아들인 어둠과 인간성을 끝까지 지켜냈는지에 따라 코엔과 주변 인물들의 운명도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이용자의 도덕적 나침반을 시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매체"라 이야기한 뒤 "개발진은 세계와 선택지를 제공할 뿐,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이용자에게 달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용자의 행동은 뱀파이어 사회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임 속 뱀파이어 사회는 봉건제에서 영감을 받은 왕정 체계로 구성됐으며, 브랜시스를 정점으로 한 지배 계층이 존재한다. 이용자가 이들의 활동을 방해할수록 악명이 쌓이고 새로운 칙령과 대응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피를 수집하고 운반하는 역할을 맡은 뱀파이어를 방해하면 다른 뱀파이어들이 피를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약화되는 식이다. 그는 "브랜시스가 실제 지배자처럼 이용자의 행동에 지능적으로 반응하기를 원했다"며 "이용자가 뱀파이어들의 계획을 방해할수록 세계 역시 달라지도록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30일이라는 시간 제한 속 이용자의 선택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30일이라는 시간 제한 속 이용자의 선택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한편 게임은 엔딩 이후 콘텐츠를 이어가는 대신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는 구조를 택했다. 한 번의 플레이로는 모든 이야기를 경험할 수 없도록 설계한 만큼, 다른 선택을 통해 새로운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개발진이 의도한 플레이 방식이다.

샤말렉 디렉터는 "완벽주의 성향의 이용자라면 오히려 두 번 플레이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며 "성장과 새로운 경험은 익숙한 영역을 벗어날 때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할 수는 있지만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주요 NPC를 잡아먹더라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게임과 소설의 가장 큰 차이로 '살아 있는 이야기'를 꼽았다. "개발진은 세계와 도구를 제공할 뿐,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이용자의 몫"이라며 "이용자들이 서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비교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후속작에 대한 구상도 일부 공개했다. 정식 설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숨겨진 결말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용자의 선택이 후속 작품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각의 플레이가 하나의 연대기가 되는 경험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다만 볼륨 경쟁에는 선을 그었다. 샤말렉 디렉터는 "'500시간 플레이' 같은 긴 게임이 아닌 깊이 있는 RPG를 목표로 한다"며 "같은 캐릭터를 플레이하더라도 이용자마다 전혀 다른 30일을 보내고, 다시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과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라고 팬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세계관의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세계관의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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