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쿠프 샤말렉 내러티브 디렉터 겸 메인 작가는 "이용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30일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RPG"라고 게임의 특징을 소개했다.
샤말렉 디렉터는 이러한 구조를 도입한 이유로 기존 오픈월드 RPG의 긴장감 부족을 꼽았다. 그는 "중요한 임무를 맡더라도 게임 속 세계는 이용자를 기다린다"며 "결국 스토리에서 느껴야 할 긴장감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 퀘스트를 끝낸 뒤 갑자기 여덟 시간이 지나가는 방식은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며 "이용자가 직접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는 것이 중요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시간 시스템은 비선형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던워커'는 일반적인 RPG처럼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프롤로그 이후 이용자에게 주어지는 궁극적인 목표는 성으로 향해 뱀파이어 군주 브랜시스와 맞서는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누구를 구하고, 어떤 사건을 해결하며, 어느 세력에 개입할지는 모두 이용자의 선택에 맡겨진다.
이용자의 선택은 주인공 코엔의 성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인간과 뱀파이어의 피를 함께 지닌 코엔은 피를 마실수록 강력한 능력을 얻지만 동시에 인간성을 잃어간다.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흡혈 충동이 발생해 가까운 사람의 피를 강제로 빨아들이기도 하며, 처음에는 충격을 받지만 같은 일이 반복될수록 점차 무감각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샤말렉 디렉터는 "뱀파이어의 힘은 매력적이지만 그만큼의 대가도 치러야 하는 만큼 얼마나 어둠을 받아들일지는 이용자가 직접 결정하도록 만들고 싶었다"며 "다른 뱀파이어를 쓰러뜨리며 받아들인 어둠과 인간성을 끝까지 지켜냈는지에 따라 코엔과 주변 인물들의 운명도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이용자의 도덕적 나침반을 시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매체"라 이야기한 뒤 "개발진은 세계와 선택지를 제공할 뿐,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이용자에게 달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용자의 행동은 뱀파이어 사회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임 속 뱀파이어 사회는 봉건제에서 영감을 받은 왕정 체계로 구성됐으며, 브랜시스를 정점으로 한 지배 계층이 존재한다. 이용자가 이들의 활동을 방해할수록 악명이 쌓이고 새로운 칙령과 대응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피를 수집하고 운반하는 역할을 맡은 뱀파이어를 방해하면 다른 뱀파이어들이 피를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약화되는 식이다. 그는 "브랜시스가 실제 지배자처럼 이용자의 행동에 지능적으로 반응하기를 원했다"며 "이용자가 뱀파이어들의 계획을 방해할수록 세계 역시 달라지도록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샤말렉 디렉터는 "완벽주의 성향의 이용자라면 오히려 두 번 플레이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며 "성장과 새로운 경험은 익숙한 영역을 벗어날 때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할 수는 있지만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주요 NPC를 잡아먹더라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게임과 소설의 가장 큰 차이로 '살아 있는 이야기'를 꼽았다. "개발진은 세계와 도구를 제공할 뿐,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이용자의 몫"이라며 "이용자들이 서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비교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후속작에 대한 구상도 일부 공개했다. 정식 설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숨겨진 결말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용자의 선택이 후속 작품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각의 플레이가 하나의 연대기가 되는 경험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다만 볼륨 경쟁에는 선을 그었다. 샤말렉 디렉터는 "'500시간 플레이' 같은 긴 게임이 아닌 깊이 있는 RPG를 목표로 한다"며 "같은 캐릭터를 플레이하더라도 이용자마다 전혀 다른 30일을 보내고, 다시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과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라고 팬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